대청 일기장
바람부는 날의 추억 한토막
대청마루ㄷ
2006. 12. 15. 21:11
마을은 온통 초가로 덮혀있고 전깃줄 하나없어
하늘이 온통 참새들의 세상이었던 어린시절의 우리마을.
가난의 흔적만이 존재하는 마을이지만
덕분에 연날리기만은 좋았던 시절이다.
요즘이야 어디 빈 공간이 있으랴.
용인민속촌 냇가에서 연을 날려도 걸리적 거리는 것이 많아
연을 잡아먹기 일쑤인데 그 시절 우리 마을엔
연실 한 얼레 길이의 농토와 텅텅빈 하늘이 있었으니
기차구경 한번 못해본 촌놈들의 겨울나기에 그만큼 쏠쏠한
재미도 흔치 않았으리라.
"광배야,율곤아,기태야!!"
골목에 친구들을 부르는 소리 한바탕 지나가면
아이들은 약속을 하지 않아도 통샴(동네 공동우물)으로 모여든다.
그 우물은 정 남향으로, 뒤에는 돌을 쌓아만든 담이 둘러쳐 있고
앞쪽은 트여 있어서 웬만한 강풍이 불어도 바람을 피할 수 있었다.
어른들의 잔소리를 피해 밤 늦도록 정성들여 만든 연을 들고나와
서로서로 도와가며 고꾸라질듯 엎어질듯 맴을도는 연을
바람에 태우면 아이들의 마음은 하늘을 난다.
실이 귀하던 시절 끊어졌던 연실을 잇고 이어서 채곡채곡
감았던 얼래가 휘파람 소리를 내며 세차게 풀리면
방패연,가오리연,오징어연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어떤 아이의 연이 중심을 잃어 커다란 원을 그리며 다른연을
기웃거리면 아이들은 연실이 엉킬까봐 조바심을 한다.
하도 잘 끊기는 연실에 차츰 흥미를 잃어갈 때 쯤 아주 튼튼
한 연줄이 나왔다.
파란 나일론으로 만든 연줄이다.
그야말로 고래심줄이라는 표현을 써도 손색이 없을 그 튼튼한 연줄.
장에 가셨던 아버지가 그 연줄을 사오시는 날엔 풀먹인 연실이건
유리가루를 먹인 연실이건 무서울게 없었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지나간 날들을 추억하며 젖어보는 향수다
하늘이 온통 참새들의 세상이었던 어린시절의 우리마을.
가난의 흔적만이 존재하는 마을이지만
덕분에 연날리기만은 좋았던 시절이다.
요즘이야 어디 빈 공간이 있으랴.
용인민속촌 냇가에서 연을 날려도 걸리적 거리는 것이 많아
연을 잡아먹기 일쑤인데 그 시절 우리 마을엔
연실 한 얼레 길이의 농토와 텅텅빈 하늘이 있었으니
기차구경 한번 못해본 촌놈들의 겨울나기에 그만큼 쏠쏠한
재미도 흔치 않았으리라.
"광배야,율곤아,기태야!!"
골목에 친구들을 부르는 소리 한바탕 지나가면
아이들은 약속을 하지 않아도 통샴(동네 공동우물)으로 모여든다.
그 우물은 정 남향으로, 뒤에는 돌을 쌓아만든 담이 둘러쳐 있고
앞쪽은 트여 있어서 웬만한 강풍이 불어도 바람을 피할 수 있었다.
어른들의 잔소리를 피해 밤 늦도록 정성들여 만든 연을 들고나와
서로서로 도와가며 고꾸라질듯 엎어질듯 맴을도는 연을
바람에 태우면 아이들의 마음은 하늘을 난다.
실이 귀하던 시절 끊어졌던 연실을 잇고 이어서 채곡채곡
감았던 얼래가 휘파람 소리를 내며 세차게 풀리면
방패연,가오리연,오징어연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어떤 아이의 연이 중심을 잃어 커다란 원을 그리며 다른연을
기웃거리면 아이들은 연실이 엉킬까봐 조바심을 한다.
하도 잘 끊기는 연실에 차츰 흥미를 잃어갈 때 쯤 아주 튼튼
한 연줄이 나왔다.
파란 나일론으로 만든 연줄이다.
그야말로 고래심줄이라는 표현을 써도 손색이 없을 그 튼튼한 연줄.
장에 가셨던 아버지가 그 연줄을 사오시는 날엔 풀먹인 연실이건
유리가루를 먹인 연실이건 무서울게 없었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지나간 날들을 추억하며 젖어보는 향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