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위에 펼쳐진 1억년 전의 세상 - 화성 공룡알 화석지
지나 다니면서 이정표만 보고 생각없이 지나쳤다.
사실 꾸며진 것도 없고 홍보도 하지 않는다.
경기도 안산의 대부도에서 시화지구까지 기다란 둑을 막아 바깥쪽의 바닷물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 안쪽의 광활한 갯벌을 육지로 만들겠다는 둑. 이 둑이 시화방조제이고 안쪽의 담수호가 시화호이다.
참 말도많고 탈도 많았던 호수.공업도시 안산의 앞바다였던 곳이 이제는 평야가 되었다.
이 때 생긴 광활한 육지의 대부분이 화성땅에 속하고 일부가 안산쪽에 속한다.
이 화성쪽의 조그만 섬들이 바닷물이 빠지면서 차츰 드러나는데 이곳에 1억년 전에 살았던 공룡들의 서식지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공룡들의 알이 화석으로 남아 현대인들과 대화를 하고있다.
이곳은 아직 미 발굴 상태이며 백 수십개 정도의 알 화석을 발견했고 다 발견하면 300개이상일 것으로 학계에서 추산하고 있다.
사진의 중앙에 보이는 두개의 동그란 물체가 공룡알의 화석이다.
한개는 온전한 형체를 보존하고 있고 아랫쪽 것은 윗부분이 떨어져 나가 반으로 자른 형태이다.
사실 이곳에 가니 내 눈길을 끄는 것은 공룡알이 아니라 복원된 생태계의 빼어난 경관이다.
물이 빠진지 10년을 바라보는 이날까지 이 땅을 떠나지 못하고 꿋꿋하게 자생하고 있는 불쌍한 바닷풀들이다.
잎사귀가 붉은것이 나문재라는 풀이다.
옛날 어느 왕이 전란을 피해 피란을 간 곳이 바닷가였는데 기근이 들어 굶어죽을 판에 이 풀로 연명을 하여 살아났다고 한다.
헌데 이풀은 어찌나 번식력이 좋은지 먹어도 먹어도 그대로여서 남은재->나문재 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그 오른쪽의 풀이 갯질경이라고 하는 풀이다.
지금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데 바람이 불어서 접사촬영이 힘들었다.
물빠진 옛바다도 참 아름답다.
공룡알 화석이 있다는 저 섬으로 가본다.
공룡이 서식하던 그때에는 강이었다는 이곳은 수많은 세월 바닷물의 침식(해식)작용으로
퇴적층이 깎여져 나가고 남은 바위들이 기묘한 형상을 하고있다.
이 글을 쓰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이 있다면
이곳이 대중적으로 알려지면 분명 훼손이 될텐데..하는 점이다.
저 바위들은 손으로 만져도 부서지는 연질이라 탐방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직 체계적인 관리단계에 들어가지 않는 천혜의 관광지.
복잡한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온갖 근심걱정 내려놓고 하루 푹 쉬어 가고픈 곳.
아직은 찾는 이들의 발길이 드물어서 좋다.
이 지역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라서 음식물이나 여타 장비의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사실 욕심을 부린다면 중간에 쉬었다 갈 벤취 몇개라도 있었으면 하지만..
아쉬운 점만 잊는다면 어지러웠던 눈 아무곳에나 두어도 좋은 휴식처이다.
이것은 이자리에 있던 공룡알 화석의 무리를 박물관에서 그대로 잘라가고 그 자리에 조금 축소한 모형을 둔 것이라 한다. 실물을 그대로 두지..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이곳의 해식절벽은 순간 '내가 그랜드캐년에 와있나?'하는 착각을 일으키게도 한다.
이곳 사암은 잘 부숴지기때문에 절벽 아래를 갈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이것 해식절벽의 진수를 보여주는 한 곳
갯질경이가 먹음직스럽게 자라고 있다.
하지만 이 풀들도 보호해야 하는 이곳의 자연이다.
나문재와 함초와 갯질경이와 억새, 그리고 삘기풀이 기초를 놓고
먼데 산을 배경으로 자그맣고 어여쁜 바위섬이 주인공이 된 아름다운 풍경
자연의 복원력은 참으로 경이롭다.
어디선가 날라든 씨앗이 싹을틔우고 이렇게 큰 나무로 자라났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이렇게 예쁜 꽃도 피웠다.
이것은 함초라는 바닷풀이다.
육지식물 쇠뜨기와 흡사한데 조금 뜯어서 씹어보면 짭짤한 맛이 나며 데쳐서 나물로 먹는다
경기도 화성의 사강(송산면 소재지)에서 고정리 방향으로 10분 쯤 달리면 KBS송신소를 만난다.
여기서 좌측으로 난 길을 들어서면 바다를 막아 육지를 만든 광활한 초지가 펼쳐진다.
이곳에 들어서서 비포장 도로를 잠시 달리다 보면 오른쪽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초원 저 멀리에
조그마한 바위섬이 군데군데 있는데 이곳이 바로 공룡알 화석지이다.
관리소는 도로 우측으로 있고 (아직) 입장료는 없다.
관람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점심값과 교통비 정도를 지원받는 문화해설사가 상주하고 있어서 이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