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갯벌위에 펼쳐진 1억년 전의 세상 - 화성 공룡알 화석지

대청마루ㄷ 2007. 8. 31. 13:11

지나 다니면서 이정표만 보고 생각없이 지나쳤다.

사실 꾸며진 것도 없고 홍보도 하지 않는다.

 

 

경기도 안산의 대부도에서 시화지구까지 기다란 둑을 막아 바깥쪽의 바닷물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 안쪽의 광활한 갯벌을 육지로 만들겠다는 둑. 이 둑이 시화방조제이고 안쪽의 담수호가 시화호이다.

 참 말도많고 탈도 많았던 호수.공업도시 안산의 앞바다였던 곳이 이제는 평야가 되었다.

 

이 때 생긴 광활한 육지의 대부분이 화성땅에 속하고 일부가 안산쪽에 속한다.

이 화성쪽의 조그만 섬들이 바닷물이 빠지면서 차츰 드러나는데 이곳에 1억년 전에 살았던 공룡들의 서식지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공룡들의 알이 화석으로 남아 현대인들과 대화를 하고있다.

이곳은 아직 미 발굴 상태이며 백 수십개 정도의 알 화석을 발견했고 다 발견하면 300개이상일 것으로 학계에서 추산하고 있다.

 

 

사진의 중앙에 보이는 두개의 동그란 물체가 공룡알의 화석이다.

한개는 온전한 형체를 보존하고 있고 아랫쪽 것은 윗부분이 떨어져 나가 반으로 자른 형태이다.

 

 

사실 이곳에 가니 내 눈길을 끄는 것은 공룡알이 아니라 복원된 생태계의 빼어난 경관이다.

물이 빠진지 10년을 바라보는 이날까지 이 땅을 떠나지 못하고 꿋꿋하게 자생하고 있는 불쌍한 바닷풀들이다.

잎사귀가 붉은것이 나문재라는 풀이다.

옛날 어느 왕이 전란을 피해 피란을 간 곳이 바닷가였는데 기근이 들어 굶어죽을 판에 이 풀로 연명을 하여 살아났다고 한다.

헌데 이풀은 어찌나 번식력이 좋은지 먹어도 먹어도 그대로여서 남은재->나문재 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그 오른쪽의 풀이 갯질경이라고 하는 풀이다.

지금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데 바람이 불어서 접사촬영이 힘들었다.

 

 

물빠진 옛바다도 참 아름답다.

공룡알 화석이 있다는 저 섬으로 가본다.

 

공룡이 서식하던 그때에는 강이었다는 이곳은 수많은 세월 바닷물의 침식(해식)작용으로

퇴적층이 깎여져 나가고 남은 바위들이 기묘한 형상을 하고있다.

 

 

이 글을 쓰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이 있다면

이곳이 대중적으로 알려지면 분명 훼손이 될텐데..하는 점이다.

저 바위들은 손으로 만져도 부서지는 연질이라 탐방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직 체계적인 관리단계에 들어가지 않는 천혜의 관광지.

복잡한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온갖 근심걱정 내려놓고 하루 푹 쉬어 가고픈 곳.

 

 

아직은 찾는 이들의 발길이 드물어서 좋다.

이 지역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라서 음식물이나 여타 장비의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사실 욕심을 부린다면 중간에 쉬었다 갈 벤취 몇개라도 있었으면 하지만..

 

아쉬운 점만 잊는다면 어지러웠던 눈 아무곳에나 두어도 좋은 휴식처이다.

 

 

이것은 이자리에 있던 공룡알 화석의 무리를 박물관에서 그대로 잘라가고 그 자리에 조금 축소한 모형을 둔 것이라 한다. 실물을 그대로 두지..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이곳의 해식절벽은 순간 '내가 그랜드캐년에 와있나?'하는 착각을 일으키게도 한다.

이곳 사암은 잘 부숴지기때문에 절벽 아래를 갈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이것 해식절벽의 진수를 보여주는 한 곳

 갯질경이가 먹음직스럽게 자라고 있다.

하지만 이 풀들도 보호해야 하는 이곳의 자연이다.

 

나문재와 함초와 갯질경이와 억새, 그리고 삘기풀이 기초를 놓고

먼데 산을 배경으로 자그맣고 어여쁜 바위섬이 주인공이 된 아름다운 풍경

 

 자연의 복원력은 참으로 경이롭다.

어디선가 날라든 씨앗이 싹을틔우고 이렇게 큰 나무로 자라났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이렇게 예쁜 꽃도 피웠다.

 이것은 함초라는 바닷풀이다.
육지식물 쇠뜨기와 흡사한데 조금 뜯어서 씹어보면 짭짤한 맛이 나며 데쳐서 나물로 먹는다

 

경기도 화성의 사강(송산면 소재지)에서 고정리 방향으로 10분 쯤 달리면 KBS송신소를 만난다.

여기서 좌측으로 난 길을 들어서면 바다를 막아 육지를 만든 광활한 초지가 펼쳐진다.

이곳에 들어서서 비포장 도로를 잠시 달리다 보면 오른쪽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초원 저 멀리에

조그마한 바위섬이 군데군데 있는데 이곳이 바로 공룡알 화석지이다.

관리소는 도로 우측으로 있고 (아직) 입장료는 없다.

관람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점심값과 교통비 정도를 지원받는 문화해설사가 상주하고 있어서 이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