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일기장

사랑하는 내 딸 나라 - 축하한다!!

대청마루ㄷ 2007. 10. 30. 21:54

네가 처음 태어나던 1989년 봄.

한밤중에 진통이 밀려오는 너의 엄마를 택시에 태워 병원에 내려주고

아빠는 너의 오빠가 걱정되어 집으로 다시 달려 갔단다.

너와 오빠와 넌 연년생이기에 네가 태어나던 그때에도 갓난아기였단다.

부랴부랴 네 오빠를 안고 병원에 도착하니 벌써 순산을 했다는구나.

 

너의 엄마가 병원에서 퇴원하는 날.

너를 안고 오는데 하도 가벼워서 몇번이나 포대기를 들쳐보면서 걱정을 했지.

유난히도 흥이 많아서 음악 소리만 들리면 춤을 춰대던 너의 어릴적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 하구나.

항상 가냘픈 몸으로 부모 마음을 졸이게 했던 네가 이제는 커서 어엿한 숙녀의 모습으로

자라주니 그때의 걱정이 기우에 불과 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하지만 아직도 짧은 너의 식성이 걱정은 된단다.

 

네가 중학교를 졸업할 때 쯤 전교에서 수석을 다투게 되었지.

상급학교에서 널 자기네 학교로 보내달라는 전화가 와대고 아빠를 한번 만나자고

교장선생님까지 전화를 주실때는 정말 자식키우는 부모의 기쁨을 실감하게 되더구나.

하지만 결국 너의 길이기에 순전히 너의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었단다.

아직도 그 때 좀 더 나은 학교로의 진학을 권유했어야 했다는 미련은 남아있지만

이미 물건너 간 일..

 

어제는 참 기쁜 날이었다.

네가 원하던 학교와 학과(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합격을 하고 통지서를 받아온

너를 그저 아빠는 꼬옥 안아주는 일 밖에 할 수 없더구나.

아빠도 울컥해서 무슨말을 해야 할지...목이 콱 막혔다는 말밖에..

 

이제 온전히 너의 몫이다.

어제 합격한 학교의 학과로 진학을 한다고 해도, 또는 아직 발표가 안 된 학교중에

합격이 되어 그 학교로 진학을 한다해도 아빠는 너의 뜻을 존중할 것이다.

인생은 결국 내 스스로가 개척하고 나아가야 할 내 길이니까..

아빠는 다만 네가 그 함난한 길을 헤쳐가는데 자그마한 등불이 되어줄 수 밖에 없다.

 

나라야!

합격 축하하고, 그동안 학원한번 안가고 힘들게 공부해서 소정의 목적을 달성한 네가

참 고맙구나..

사랑한다..나의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