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은빛 세상으로 변한 남원의 광한루원

대청마루ㄷ 2008. 1. 4. 23:49

호남지방의 폭설 경보로 마음이 다급해진 가족들은 귀경길을 보챈다.

하지만 이정도의 눈을 각오하지 않으려면 아예 나서지 않았을 겨울 여행이다.

숙소를 출발한 애마가 곧게 뻗은 17번 국도를 달려 구례와 남원을 경계짓는 밤재 터널에 도착하기까지 도로는 온통 눈속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밤재 터널을 빠져나와 남원땅에 들어서니 눈발은 거세어 지는데 도로는 오히려 말끔하다.

결국 구례쪽은 눈을 안치웠고 남원쪽은 눈을 치웠다는 이야기인가보다.

 

 밤재 터널을 지나 천왕봉 휴게소 가기 전의 풍경을 쉬고있는 오른손으로 한 컷 찍어 보았다.

 

 청왕봉 휴게소도 온통 은빛 가루를 뒤집어 쓰고..

 

 주유소 뒤의 송림들도 온통 은빛이다.

이곳까지 와서 남원의 명물 광한루원을 두고 그냥기가가 억울하다.

쌓은 눈을 밟고 광한루원에 도착하니 가족들은 선뜻 내리려 하지 않는다.

우리 말고는 이곳을 찾는이 하나 없는 무주공산이 되어있었다.

 

 청허루, 광한루원 정문의 현판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하늘나라 옥황상제가 사는 월궁을 들어가는 문이라고 한다. 이 문을 들어서면 지상의 인간이 천상의 세계로 발을 딛게 된다는 의미란다.

 

 

 저 건너 보이는 완월정은 춘향제를 할 때에 배경으로 자주 보이는 건물이다.

그 앞에 눈을 밀어놓은 통행로가 희미하게 보인다. 딸아이는 신발에 물이 샌다고 벌써부터 짜증이다.

 

 

 발목 위까지 푹푹 빠지는 눈때문에 통행이 어렵다.

오작교 아래를 막아놓고 윗쪽은 준설작업이 한창이다.

눈도 눈이지만 공사를 하느라 어수선하여 오늘은 광한루를 제대로 볼 수 없겠다.

 

 준설에 작업에 분주하였을 중장비도 내린 눈으로 인하여 오늘은 쉬나보다.

 

 

 

 

 

 

 

 

완월정은 1971년에 신축된 수중누각으로 1963년부터 연차게획을 세워 경내를 확장하고 주변을 정화하는 과정에서 증설된 건물이다. 지상사람들이 천상의 세계를 꿈꾸며 달나라를 즐기기 위해 지은 것으로 동쪽을 향해 있다.

  

 월매의 집이나 춘향사당 등 보아야 할 곳이 더 있는데 눈때문에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아쉬운 마음으로 정문을 나서니 들어올 때보다 더 많은 눈이 쌓여있다.

최근에 요천을 가로질러 건설한 승월교가 보인다.

 

 요천변을 구분짓는 산책로도 눈속에 묻혀있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삼남의 중심으로 예로부터 군사와 지리적 요충지로 한 몫을 하던 내 고향 남원은 산업이 발전한 요즘에 오히려 깊은 잠에 빠져있다.

수도권으로만 몰리는 인구 집중현상으로 오히려 인구가 줄고 있으며 특별한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아서 주민들의 소득원도 고갈되어 가고 있다고 고향 친구들이 말한다. 농어촌에 대한 어떤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