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산에 오르니 장마도 비켜가네..(2008.7.12)
아침에 출발을 할 때 회원 중 한사람이 '오늘 산행 강행 하느냐.'고 문자를 보내왔다.
한마디로 '물론입니다.' 라는 답장을 보내고..
관악역에 내리니 비는커녕 내리다 만 비가 지열을 받아 훈증으로 변한다.
삼성 초등교 옆의 오르막길부터 연신 이마를 훔치게 하는 땀으로 오늘 산행의 기조를 대신한다.
'노인네 장에가듯'이라는 화두를 보고 따라나선 우리의 회원님들.
이런 사부작 산행도 내심 기대를 했었다는 이야기다.
항상 쫓기듯 내닫는 발길에 주위의 풍경인들 어디 제대로 보였겠는가?
내가 즐겨찾는 포인트를 알려주니 모두들 '이런 비경이 있었냐'는 것이다.
제1전망대 앞의 바윗돌 위에 뭉쳐진 그들의 표정이 아름답다.
산은 그만큼 인간관계를 친밀하게 해준다.
함께 흘리는 땀방울의 마력이다.
안양유원지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전망대의 위용은 다가갈수록 매력적이다.
바위절벽에 외롭게 핀 원추리 꽃이 아름다움은 혼자여서일까?
한바탕 뿌려주고 간 여름비에 싸리꽃나무 잎사귀가 싱그럽다.
여름은 분명 싱그런 계절이다.
외줄을 타는 듯 바위위를 걷는 재미도 쏠쏠한 삼성산이다.
전망대위에 외롭게 둥지를 튼 소나무가 의연하다.
이 소나무는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세월을 셈하고 있었을까?
너럭바위 위에서 시원한 골바람을 맞으며 삼형제는 즐겁기만 하다.
몇 주전 새로이 발견한 얼굴바위는 아직도 그자리를 잘도 지키고 있다.
바윗길을 오르내리는 재미는 삼성산 산행의 백미이다.
발길을 함께한 17명의 산우들은 즐거운 대화도 점심에 필수요소이다.
성불암 작은 암자에 핀 인동초 꽃이 싱그럽다.
나리꽃은 어여쁜 꽃을 다 털어낸 뒤 제 2세를 위해 씨주머니를 부풀리고.
갈참나무는 제 몸을 지탱하기 위해 뿌리를 더욱 부풀렸다.
참으로 오묘한 생명의 신비이다.
요즘 산행은 일기예보가 빗나가는 재미도 한몫한다.
내 기도빨이 제대로 통한다느니, 하느님께 특별히 부탁을 했다느니 농담도 주고 받으며 걷는 발걸음은 마냥 어린아이들 소풍처럼 즐겁다.
그리고 이런 좋은산이 가까이 있음에 늘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