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갈매기'의 날개짓에 춤 춘 수리산행(20080720)
태풍 '갈매기'의 날개짓으로 전국은 온통 물에 흠뻑 젖었다.
새벽 폭우에 겁을먹은 산우들이 산행을 포기 한다고 속속 문자를 보내온다.
하지만 진정한 산꾼들은 결코 비 같은건 두려워 하지 않는다.
[관모봉에서 기념사진]
[관모봉 오르는 길의 급경사 길을 만나기 전]
최종 18명의 산우들이 전철 1호선 명학역에 집결 하였다.
폭우가 쏟아질 경우에 영흥도로 드라이브를 간다는 2선 계획까지 세웠는데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벗겨져 가던 구름이 집결시간 10시가 되자
'완전 개임'이다.
영흥도 때문에 차량을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안양 여성회관에 주차를 하고
성결대 옆의 등산로를 따라 수림이 울창한 수리산으로 들어선다.
쏟아진 폭우로 인하여 등산로는 온통 수로가 되었다.
[태을봉에서 모기를 쫓아가며 정상주 한잔]
빗님이 온갖 먼지들을 다 쓸어낸 산은 그야말로 청정이다.
헌데 가득찬 습기와 안개, 그리고 훈기로 인하여 땀은 비오듯 쏟아진다.
산책로 같은 산길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오르막길이 나타나더니 정상에 이르기까지
단 한번의 산책길로 허용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깔딱고개의 연속이다.
주차를 하고 다른 경로로 올라온 바람에 헤어졌던 일행을 정상(관모봉)에서 만났다.
[관모봉에서]
우리팀이 조금 늦게 도착한 바람에 기념사진과 맛있는 막걸리로 준비된
정상주를 마시고 바로 발길을 옮긴다.
몇번의 오르내림 끝에 다음의 정상인 태을봉에 도착했다.
헌데 이 봉우리에는 웬 모기들이 그리도 많던지..
아마도 정상에서 파는 아이스케키를 먹고 버린 찌꺼기에서 나오는 단 냄새 때문에
모여드는 것이 아닌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태을봉에서]
[태을봉에서 슬기봉 방향으로 가는 능선길의 바람이 하도 시원하여]
산정의 바람은 그동안 힘들었던 등산로에서의 고통을 일시에 날려준다.
더운날 사무실에서 쐬는 에어컨의 바람이 아무리 시원하다 한들 어찌 이 바람에 비길수가 있으랴..
태을봉에서 슬기봉방향으로 한참을 가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병목안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항상 후미에 쳐져가는 나를 비롯한 몇몇의 만년 꼬랑지 산우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덫 저 아래 병목안 마을이 어림된다.
[너무나 여성스런 산우-사진한장 찍자는데 얼마나 도망을 다니던지..ㅎㅎ]
이슬비로 내리던 빗방울이 어느새 굵기를 더하여 제법 줄기차게 변한다.
하지만 이미 하산길을 접어든지 오래라 누구하나 이 비를 겁내지 않는다.
폭포처럼 줄기차게 흘러가는 계곡물을 벗하여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천주교 수리산 성지에 다다른다.
이 성지는 우리나라 두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의 부친인 최경환님이 천주교 박해를 피하여 거주하던 곳이다. 병목안이라는 이름은 입구가 병목처럼 가늘다가 들어가면 넓은 땅이 나타난다고 하여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오작교식당 가기 바로 전 계곡을 배경으로]
[오작교 식당에서]
점심식사는 계곡 바로 건너에 자리한 오작교라는 음식점에서 오리백숙으로 하였다.
관악산행을 마친 일요산행팀이 건너와 합류를 하니 24명의 대가족이 모인 자리.
정기산행만큼이나 많은 인원이 모여 즐거움이 더한 산행이다.
이번 산행에 내가 찍은 사진은 없다.
카메라가 습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 수를 다했는지 아예 액정이 하얀 색으로 나온다.
이제 결단을 할 시기가 됐나보다.
고쳐봤자 또 속�을것이라면 눈물을 머금고 과감하게 퇴출을 시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