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산행일지

관악산의 봄(2009.4.18.토)

대청마루ㄷ 2009. 4. 19. 11:34

 요즘 내 유일한 스트레스 탈출구는 산행이다.

산이 있어서 좋고 동행할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오늘도 그들과 즐거운 산행길에 오른다.

매 주마다 이어지는 산행이라 특별한 즐거움이 없을 듯 싶지만 같은 산, 같은 산우들이라도

매번 색깔이 다른 즐거움이 이어진다.

 

 관악산의 많은 등산로 중 백미에 해당하는 육봉코스는 요즘 하늘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애초 산행공지에 이 코스를 올렸지만 모든 입구를 가로막고 산객을 되돌려 보내는 바람에 과천시청으로 오르는 코스로 급변경을 했다.

바위를 오르는 재미는 육봉보다 못하지만 이 코스도 만만치 않은 바위코스와 지천에 만발한 진다래가 좋은 동무로 동행을 한다.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아름다운 도시 과천이 평화롭게 봄볕을 받고있다.

관악산과 청계산의 너른 품안에 안겨 포근한 도시 과천.

하지만 나처럼 돈이 부족한 서민들에게는 그저 산에 올라서 내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함에..

 

 저 멀리 평촌 신도시의 빌딩들이 아스라히 보인다.

 

 저 바위능선이 육봉코스이다.

다소 위험한 바윗길이지만 요즘들어 부쩍 산객이 늘어나는 코스이기도 하다.

 

 바위와 수풀이 적당히 배합된 골산 관악은 언제와도 재미있는 운동기구이다.

 

 등산로변 아무곳을 대고 찍어도 멋진 풍경이다.

 

 

 

 때론 이런 험한 바위를 오르면서 짜릿함도 느껴보고

 

 곳곳에 널린 기암괴석은 빼놓을 수 없는 산행의 매력이다.

 

 

 

 

 

 

 

 

 

 

 초여름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더운 날씨이다.

따스한 햇살을 받아 그동안 참았던 꽃망울들이 일제히 터지고 이제는 앞사귀까지 나왔다.

이제 봄산은 연분홍의 진달래가 사라져가고 머지않아 진분홍의 철쭉들이 접수를 할 것이다.

인간은 그들의 영토 안에서 온갖 토악질을 해댈 것이고..

 

 팔봉아래 작은 저 불성사는 오늘도 아담한 모습으로

목마른 산객에게 시원한 물한모금을 선사하고 배설의 기쁨까지 제공한다.

 

 

 

 진달래가 지천에 늘린 저 바위능선은 안양에소서 보면 공설운동장 뒷산일 것이다.

 

 양지쪽은 벌써 피었다 졌지만 햇볕을 덜받는 응달에는 꽃잔치가 한창이다.

 

 서울대 수목원은 자연을 공유하려는 시민과, 그들만의 영역을 지키기 위한 특권층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웬만한 등산로는 철조망으로 단단히 막아놓아 이리저리 돌아가야 하고, 원래의 길로 질러가려는 산객들은 어떻게든지 철조망을 통과한다.

 

 인간이야 그러든지 말든지 덩치가 큰 향어의 물짓은 여유롭기만 하다.

 

 수목원의 기름진 땅에 터를잡아 영화를 누리고 있는 이 나무는 조팝나무이다.

 

 오늘 더위와의 전쟁은 김치전골이 맛있는 이집에서 마무리를 한다.

산행 후 마시는 막걸리 한잔의 행복은 아는 이는 다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