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13(토) 설 전날의 광교산 눈꽃산행
때 : 2010.2.13(토) 10:10
곳 : 광교산(경기 수원소재/해발 582m)
어디로 : 용머리-비로봉-시루봉-노루목-사방댐-종점
누구랑 : 공베드로님이랑
짧기만 한 이번 설연휴.
어제는 인천에 살고있는 누나들이랑 형님이랑 대부도에서 장어구이로 간단한 인사를 떼우고
오늘은 광교산으로 향한다.
밤새 포근히 내려준 눈 덕분에 오늘 산행은 눈산행이 되었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가 되는 용머리 마을은 어느새 나의 가장 친숙한 장소가 되어간다.
마치 고향같은 포근함을 주는 마을 앞의 나이 지긋한 느티나무며, 까치들의 보금자리.
미쳐 털어재지 못한 눈의 무게로 고개숙인 노송의 무거운 어깨도
그리 힘들어 뵈지 않는 여유가 내 이기심이다.
약수터까지는 그래도 인적이 있다.
오랜만에 보는 가경을 열심히 사진기에 담고있는 공베드로님.
약수터를 지나니 길은 온통 우리가 개척해야 할 신천지.
깔딱고개를 올라서 누운나무에서 내려다 본 산 아래 풍경은 평화 그 자체이다.
오를수록 그양을 더해가는 흰 눈은 노송과 어우러져 점점 더 그 멋을 더해간다.
눈오는 날 부는 바람은 멋진 화가가 되어준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산경은 수묵화가 되어주고
눈송이 이고있는 활엽수는 담채화가 되어준다.
호젓한 산길 걸으며 나누는 대화는 평화의 언어
빼꼼히 열린 하늘색은 희망이다.
오랜만의 설경을 만끽하려는 행렬 또한 좋은 그림이다.
오래 갈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다운 그림.
햇볕이 찾아들면 이 아름다운 그림도 곧 사라지겠지..
해마다 오는 설이지만 부모님 안계신 고향은 그의미가 점점 더 퇴색해간다.
젊었던 날(아직도 젊지만..ㅎㅎ) 미어 터지는 완행열차에 시달리며 고향에 가던 생각이 난다.
밤새 줄서서 추위를 견디며 구한 표 한장으로 다녀오던 그고향에의 추억.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져 가는 내 인생의 한 토막이 되었다.
모든이들이 행복하고 평화로운 명절이 되길..
- 2010년 설날 아침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