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산행일지

무더위와 습기속의 광교산행(2010.7.24.토)

대청마루ㄷ 2010. 7. 24. 21:50

오랜만에 사진없는 산행을 하게 되었다.

사진기야 물론 배낭속에 있지만 꺼내기도 싫고, 습기로 인한 안개 때문에 화질도 별로 안좋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마을 아우들과 함께하는 산행은 유쾌한 대화가 있어서 좋다.

평소 자주 가는 보리밥집에 주차를 하고 산을 오른다.

오늘의 코스는 하광교마을-경동원-소류지-능선-전망대-종루봉-시루봉(정상)-노루목대피소-억새밭-백운산-통신대헬기장-13번 종점의 순으로 진행된다.

 

어제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집중호우의 위력을 실감하며 경동원 코스의 시원하게 흐르는 냇물소리를 벗삼아 소류지로 오른다.

잠시의 햇살만으로도 대지는 후끈거리고 높아진 습도에 온몸은 어느새 땀으로 범벅이다.

오늘은 소류지의 왼쪽으로 난 길을따라 능선으로 올라본다.

말하자면 용머리마을 코스 중 가장 긴 코스인 셈이다.

 

오르다가 만난 아저씨들은 하산길로 내려가면서 정상을 묻기에 우리가 오르는 방향으로 가시라고 발길을 돌려준다. 이후 그분들은 종루봉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리와 보조를 맞추게 되었다.

헌데 이곳 광교산도 어느새 목재계단으로 뒤덮히고 있는것이 안타깝다.

등산로를 보호하자는 취지는 좋지만 목재계단으로 도배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을까?

시루봉 정상은 수원시에서 거금을 들여 만들어 놓은 정상석을 애써 치우고 그 자리에 용인시에서 새로만든 정상석을 세우더니 정작 깊이가 가슴께까지 파인 등산로는 방치하고 있다.

말하자면 자기네 땅이라고 문패만 거금을 들여 세워놓고 뭄뚱이야 병이 들건 말건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다.

 

어제처럼 폭우가 쏟아질지도 모르는 상황인데도 산객은 참으로 많다.

수십명씩 뭉쳐서 다니는 산악회에서부터 가족단위의 소규모 산객에 나홀로 산객까지 참 건강한 모습들이다.

난 요즘 갈수록 체력이 약해짐을 실감한다.

실제로 몸이 약해지는 것인지, 쌓이는 스트레스로 기가 약해진 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참 힘든 산행이다.

오늘은 평소 하산을 하던 능선을 버리고 통신대를 돌아 백운산까지 찍고 종점으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하산길에 계곡물에 탁족을 하는 재미를 기대하며..

 

정상부 주능선을 걷는동안 밀려드는 안개로 인해 조망이 어렵다.

어제 내린 비로 적셔진 대지가 햇볕에 열기를 발산하며 안개를 만들어 내고, 이 안개는 시야만 가리는게 아니라 온몸을 축축하게 적셔주는 만행까지 자행을 한다.

통신대 헬기장을 지나 포장도로를 내려오는 길에 적당한 계곡을 찾아 발을 담근다.

아~~ 선인들이 먼 길을 가다가 발을 쉬어가는 길에 즐기던 탁족.

그 탁족의 즐거움을 산행 후 계곡물에 발을담가 확인한다.

온 몸까지 시원해지는 탁족을 하고 종점으로 내려와 버스를 타고 산행 시작점인 하광교 마을에 이르니 산행시간은 5시간을 헤아린다.

 

전통있는 보리밥집에서 보리밥을 안주삼아 마시는 막걸리 한잔의 알싸함.

이것으로 오늘도 즐거운 산행을 마감한다.

함께한 아우들 고마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