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산행일지
청계산에 남겨진 태풍 곤파스의 상처(2010.9.23)
대청마루ㄷ
2010. 9. 23. 20:16
요즘 산에가면 곤파스가 할퀴고 간 상처투성이의 나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어쩔 수 없는 자연의 현상이라지만 우리의 토종 소나무들이 가장 피해가 커 더욱 가슴이 아프다.
추석 다음날의 산하는 전형적인 가을 하늘아래 풍요로움을 구가한다.
산정에 오르니 인천의 문학경기장과 송도를 비롯하여 서해의 도서까지 조망되는 쾌청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산길에 접어들면 온통 부러지고 뿌리채 뽑혀진 노송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묘하게도 가장 피해를 입은 나무가 우리의 토종 소나무들이다.
능선의 등산로 주변 소나무들이 더욱 피해가 심각한건 땅심이 약해 뿌리가 깊히 박히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그런 척박한 땅에서 수십, 혹은 수백년 동안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던 나무들이 이번 태풍에 온통 이렇게 되었으니 더욱 가슴아픈 것이다.
이 소나무는 석기봉 오름길에서 늘 멋진 모습으로 산객을 반기던 나무이다.
그 청청하던 소나무가 이런 처참한 모습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태풍은 자연형상이고 자연현상을 인간의 힘으로 어찌하지 못함을 잘 안다.
위대한 자연의 섭리에 우리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나약하고 힘없는 존재인지 새삼 느껴보는 하루였다.
그래도 남아있는 자연이 더욱 아름답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