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를 떠나면서
남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번만번 밀려 오는데
못견디게 그리운 머나먼 그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타버린
검게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가수 이미자님의 구슬픈 가락이 아니었더라도 흑산도는 분명 외로운 섬이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이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육지에서 쉽게 다가가지 못했을, 그 섬에서 육지로 가려면
그야말로 행사를 치루듯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크나큰 일이었을법 하다.
헌데 이제는 발달한 해상교통의 혜택으로 수천명의 관광객이 들고나는 관광의 보고가 되었으니
절해고도라는 표현은 아주 오래 전이나 사용하던 표현이 아니가 싶다.
한국 천주교가 태동하던 시절 천주학의 진리를 전파하다가 원악도로 유배당한 당대의 학자를 통하여
학문이 전파되고 풍부한 어종으로 사시사철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검은 섬 흑산도.
정약전 선생의 자산도와 이별하려 한다.
들고나는 여객선마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꽉 채워진 서해관광의 요충지.
홍도에서 출발한 배는 이곳 흑산도에 내리는 만큼의 여객을 채우고 흑산도를 밀어낸다.
갑판이 없어 조금은 답답한 배안에서 사람들은 거의 말이없다.
며칠간의 섬 여행에서 오는 피로 때문인가?
아니면 절경과의 이별이 아쉬워서 인가?
한시간 반 정도의 바닷길을 달려온 배는 삼일전 우리를 태웠던 자리에 다시금 쏟아놓는다.
이제 열차시각도 여유롭고 날씨도 쾌청하여 목포거리를 쏘다니기도 딱좋은 날이다.
우리는 목포 여객터미널을 출발하여 유달산이 보이는 곳으로 걸어본다.
거리는 참으로 깨끗하다.
어느 코스인지도 모르고 유달산을 향하여 오르는 길에 들러서 때우듯 먹은 점심에서 느낀 목포의 맛.
역시 남도의 맛이라는 일행의 공감이다.
간간히 눈에 띄는 고풍스런 건물과 현대식 건물과의 조화를 보며 일제 수탈기의 암울한 역사도 되짚어본다.
아래는 목포의 명소인 유달산을 오르면서 담아둔 풍경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