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산행일지

환상의 설원 선자령에서의 행복산행(2012.3.1)

대청마루ㄷ 2012. 3. 3. 10:29

지금으로부터 90년도 더 지난 오늘 우리겨레는 일제의 압박과 설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만세소리로 온 세상을 뒤덮고 일제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온 땅이 피로 물들었다.

이제 그 감격과 설움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져가는 것인지 이런 날이면 외국의 휴양지로 떠나 먹고 즐기다 오는 것이 일상화 된 나라이다.

그날을 어찌 잊었을까마는 스트레스에 찌는 도시생활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얻기 위해 우리도 배낭을 메고 산으로 떠나본다.

 

 

 이번 산행의 목적지는 선자령.

새로운 영동고속도로가 뚫리면서 밀려난 2차선의 옛 영동고속도로는 선자령을 찾는 이에게 참으로 고마운 길이다.

새벽 5시에 마을을 나선 덕분에 한가한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선자령을 향해 걸어본다.

이번산행은 마을 아우들과의 번개산행으로 8명이 동행하였다.

 

때는 봄의 시작인 3월이지만 대관령은 아직 겨울이 한창이다.

이번에 산행을 이끌어 주신 뫼오름님의 안내로 그동안 알지 못했던 길로 산을 오르니 능선길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선자령을 느끼며 걸을 수 있었다.

 

 눈은 초입부터 안내표지를 덮을만큼 쌓여 있는데 다행인것은 먼저 간 이들의 발길에 다져진 눈이 그대로 얼어붙어 있어서 걷는데는 지장이 없다.

 

 폭설에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누워버린 나무들이 안타깝다.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난간인지 모를 정도로 쌓여있는 눈...눈..

 

 

바위 단츨처럼 보이는 저것도 눈의 단층이다.

 

 광활한 대관령 목장이 보인다.

 

대관령의 심한 바람의 영향인지 낙영송도 키를 키우지 못하고 몸집을 불리는 모습

 

 떡갈나무 숲을 지나면 전나무 숲, 전나무 숲을 지나면 지작나무 숲..

아름다운 숲의 연속인 이 길이 너무나 아름답다.

 

 

 

 

키가 작은 나무들은 온통 눈속애 묻혀있는 모습이다.

 

좀 더 멋진 각도로 찍고 싶어도 길을 벗어나면 허리까지 빠지는 눈으로 엄두를 못낸다.

 

 

개울에도 눈이쌓여 건너기가 한결 수월하다.

 

 

 

 

 

 

키큰 자작나마가 호위하는 길은 더욱 천천히 걸었으면 하는 욕심까지 생긴다.

하지만 기다리는 일행들을 생각하며 발길을 재촉한다.

 

참나무류가 많은 이길엔 겨우살이도 자주 보인다.

 

나뭇가지가 부러벼 눈속에 묻히니 잠시나마 생명의 싹을 틔우려는 안간힘

나무를 휘감고 올라간 줄기식물이 흡사 커다란 뱀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

 

드디어 선자령의 명물인 풍차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