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향기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이야기가 숨쉬는 남원 광한루원

대청마루ㄷ 2012. 3. 25. 18:28

나 어렸을적에는 그냥 광한루였지 광한루원이 아니었다.

길건너 요천강에는 멱감은 아이들과 빨래며 야채를 씻는 아낙들이 한담을 나누는 이야기터였으며, 이따끔씩 소가 달구지째 내려와 마른 목을 적시던 한가로운 풍경이 있던 정겨운 곳이었다.

 

 

그때도 경내에는 수백년 묵은 노거수들로 하늘을 뒤덮어 여름이면 더위를 식히려는 촌로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바둑,장기를 두는 모습이 한가로웠지..

연못의 잉어들은 또 얼마나 튼실했었던지.

이제 나이들어 이곳을 찾아보면 경역을 넓히고 담장을 보수하는 등의 공사를 한 덕분인지 깔끔해졌다는 인상을 받는데 웬지 옛 같지가 않음은 나만의 정서일까?

 

 

평일이라서인지 한가한 경내를 걸어본다.

미처 겨울을 벗지못한 한품에 이따끔씩 한기를 느끼게 하는 날씨지만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는 봄기운을 밀어내지는 못한다.

헌데 요 몇년 사이 광한루원은 온통 춘향제를 위한 무대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워낙에 전국이 지역축제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추세라서 이를 탓할수도 없지만 해마다 허물어 다시쌓는 일을 반복하는 전시행정이 곱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광한루원도 춘향제의 무대가 되는 완월정 주변을 천막으로 두른채 무엇가 뜯어 고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광한루의 앞쪽 섬에 지어져 있는 방장정이라는 정자도 해체가 되어 있었다.

 

광한루원 연못의 물은 요천강의 물을 끌어들여 순환을 시키고 다시 흘려 보내는 자연 순환식인데 왜 이렇게 뿌연지 모르겠다.

 

 

 광한루 건문 바로앞에 있는 돌거북

 

 측면에서 본 광한루

 

 남원고을을 거쳐간 관리들의 공적비를 모아놓은 비석군

 

 

엄청나게 큰 키의 뽕나무

 

 

 

 

 "호남제일루"라는 이름을 얻은 광한루

 

 호남제일루의 그 누대에는 단 한번도 오르지를 못하였으니..

 

 

 

 

 

 

 지붕이 해체된 방장정

 

 저쪽에 아주 오래된 버드나무가  보여 다가가 본다.

 

 춘향과 몽룡이 사랑을 속삭이며 건너던 오작교와 광한루를 보여주는 장면에 보통 이 각도에서 촬영을 한다.

 

 

 

 아들에게 잉어 먹이를 사줬더니 물고기를 보면서 포인트를 찾는 모습이다.

아들은 사진찍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몰카로 찍어둔다.

 

 

 이 버드나무는 왕어드나무로 1582년(선조 15년)에 심어졌다는 내용의 설명판이 보인다.

 

 

 춘향기념관 앞의 소나무도 한 멋을 하고있다.

 

 

이곳은 "월매의 집"으로 전에는 막걸리를 팔았었는데 이제는 덩그러니 건물만 남아 있었다.

거의 해마다 들러가는 광한루원이지만 갈때마다 감흥이 다르다.

예전에는 그저 보이는 풍경으로 만족했지만 이제는 개보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끼어들게 됨은 무슨 연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