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보내고 연닢의 세상이 된 시흥 관곡지
시흥 관곡지의 여름빛
조금 더 늦게 출발을 할걸 그랬다.
일요일 오후 네시에 출발을 하면서 속으로는 너무 늦은시간이 아닌가? 했었는데 아직 그 기가 시퍼렇게 살아있는 여름햇볕은 피부 깊숙히 파고든다.
워낙 잘 뚫려있는 수도권의 도로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차량의 파고도 이내 잠재우고 말 정도로 국토를 거미줄처럼 잘도 이어 수원에서 시흥의 관곡지까지 한시간 이내에 도착을 할 수 있다.
그렇게 지나 다니면서도 늘 생각만 있었지 실제 가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득 떠나고 싶을 때 동행할 수 있는 이들이 주위에 있다는건 커다란 행운이다.
오늘도 그들과 함께 조촐한 근교여행의 별미를 맛보러 가는 것이다.
연꽃은 다 시들어 버리고 잎사귀만 무성한데도 오는 사람은 의외로 많아서 찻길이 온통 주차장이다. 둘러봐도 연지에 딸린 주차장이 없으니 온통 길가에 세워 오가는 차량 통행에 민폐를 끼치고 있으니 원..
우리가 주차를 한 곳에 돌담이 둘러쳐진 시설이 있어서 들어가 보려니 문이 잠겨있다.
안내대로라면 이곳이 관곡지이고 연꽃이 많은곳은 최근에 조성된 연꽃 테마파크일텐데 왜 문이 잠궈져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
그냥 연꽃속으로 들어가본다.
이제 여름도 웬만큼 기울어 아름답던 연꽃은 다 지고 없지만 간간히 보이는 늦둥이들의 재롱과 여름을 온전히 버텨온 튼실한 잎사귀들의 향연도 볼만하다.
저번에 혼자 다녀온 부여 궁남지의 그것에는 못미치지만 도심속에 이만한 연지를 조성하기도 쉽지않은 터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카메라에 열심히 담아본다.
변변한 그늘하나 없는 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값나가는 사진기를 들고 다니는 진사님들부터 똑딱이 카메라로 열심히 담아대는 어린 아이들까지, 연꽃은 참으로 많은이들에게 행복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엇? 그런데 화장실이 없다? 화장실을 안내하는 팻말을 따라가니 농업기술센터라는 건물을 찾아가니 화장실 문은 잠겨있다.
참으로 황당한 곳이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곳에 화장실도 없다니..
멀쩡한 화장실 문을 잠궈 놓았으니 없는거나 마찬가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