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해를 막아온 아름다운 숲, 담양 관방제림(20151017)
6.25 전쟁이 끝나갈 무렵 빨치산들은 수색이 힘든 험한 산을 찾아 몸을 숨기고 게릴라 전을 펼치게 되는데
이때 빨치산의 총 사령부가 있던곳이 임실의 회문산과 이곳 담양의 용추봉이다.
어느 작가가 쓴 글에서 본 내용인데 그 당시 가마골에서는 늦가을이 가장 무섭고 싫은 계절이라고 한다.
온 산의 나무가 옷을 벗어버려 토벌에 나선 국방군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 용추봉은 높은 산만큼이나 깊은 골을 만드는데 이 계곡 이름이 가마골이다.
가마골은 이 지역에서 꽤나 이름난 피서지로 더위를 식히러 오는 피서객으로 한여름날 북새통을 이루기도 한다.
이 가마골에서 발원한 영산강은 담양과 나주를 거치면서 몸을 키워 목포의 서해 바다로 흘러들기까지 호남의 너른 평야를 옥토로 만들고 있다.
영산강이 담양 읍내를 지나면서 잠시 이름을 바꾸는데 관방천이라고 한다.
한국 땅이름학회장 배우리 님이 쓰신 가마골의 내력을 보면
깊은 계곡과 폭포, 기암괴석이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 가마골의 용소가 영산강의 발원지이다. 1986년부터 관광지로 지정-개발되어 900명이 동시에 야영할 수 있는 야영장과 관광객을 위한 각종 볼거리, 편의시설 등이 있다. 이 가마골에는 유명한 전설이 전해져 온다. 그릇을 굽는 가마터가 많다고 하여 '가마골"이라 불렀다고 하나, 단순히 '큰 골짜기'의 의미인 듯하다. 이 골짜기는 6.25 격전지 중에서도 가장 치열하고 처참했던 곳이다. 1950년 가을 국군의 반격으로 후퇴하던 전남-북 주둔 북한군 유격대 패잔병들이 이 곳에 집결하여 은거하면서 약 5년 동안 유격전을 펼쳤다. 당시 유격대들은 이 곳 가마골에 노령지구 사령부를 세우고 3개 병단이 주둔하면서 낮이면 곳곳에 숨어 있다가 밤이면 민가로 내려와 살인, 약탈, 방화를 일삼았다. 전투가 장기화됨에 따라 병기 시설인 탄약 제조창과 군사학교, 인민학교, 정치보위학교 및 정미소까지 설치해 놓고 끈질긴 저항을 계속하다가 육군 8사단, 11사단과 전남 도경 합동작전에 의해 1천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1955년 3월 완전히 섬멸되었다. 지금은 관광지로 개발되어 그 날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우나 가끔 탄피, 수류탄, 무기 제조에 쓰인 야철, 화덕 등이 발견되어 그 날의 참화를 말하여 주고 있고, 당시 사령관이 은거했던 것으로 전해지는 사령관 계곡을 등산로를 따라가면 찾을 수 있다.
옛날에 이 담양을 관장했던 군수가 여름만 되면 피해를 입히는 이 관방천에 제방을 쌓고 나무를 심어 옥토를 지키게 되는데 이 숲의 이름이 관방제림이다.
이번 고향에서 모인 동창들을 설득하여 담양의 명소들을 둘러 보기로 했다.
처음엔 죽녹원을 둘러 본 후에 관방제림을 보기로 하였는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이날이 대나무 축제를 하는 날이라 곳곳에서 요금을 받고 인파는 몰려들고..
우리는 죽녹원을 빼고 관방제림을 보기로 했다.
아니, 주차를 하고 죽녹원을 가는길이 관방제림을 지나가게 되어 있어서 오히려 호사를 한 꼴이다.
담양은 나무로인해 주민들이 입고있는 혜택이 적지않다.
담양 대나무는 전국민이 다 알고있는 효자수이며 메타세콰이어도 수년전부터 뜨고있는 담양의 관광 상품이다.
이번에 죽녹원 앞의 관방제림을 보니 나무가 우리생활을 얼마나 윤택하게 해주는지 여실히 깨닫게 해준다.
나무가 우리 생활에 목재로 쓰인다는 사실은 다 아는 사실이고, 이를 보러오는 관람객들이 주민들에게 주고가는 이득은 주민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주차장 이용료와 관람수입, 각종 기념품, 축제와 그에 관련된 수입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담양에는 대나무를 이용한 찜질방이 있는데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고 이용객도 많아서 그 수입을 무시하지 못한다.
지자체에서는 지금이라도 경제림을 특화하여 조림한다면 최소한 우리 후대에는 그 덕을 톡톡히 볼것이다.
관방제림은 범람하는 관방천을 방제하고자 이 지방의 수령이 식수한 나무가 수백년을 자라 이제는 현대인에게 볼거리까지 제공하고있다.
조선 인조때에 조성되어 철종때 대대적인 보수를 했다고 하니 이 중 몇그루는 400년이 넘은것도 있다고 봐야하겠다.
여름날 관방제림에 늘어선 노거수 사잇길의 시원함은 여타 나뭇그늘의 시원함과는 비교할바가 아니다.
울창한 숲길 아래에는 깨끗한 물이 흐르는 관방천이 있어서 시원함을 더한다.
인근에는 국수거리가 있고, 강넌너 지척에 대나무 숲인 죽녹원이 있어서 연계관광과 먹거리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