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짧은글 모음
친구야
대청마루ㄷ
2005. 7. 4. 11:04
조금은 수줍게
너무 선명하지 않은
높은 하늘에 유영하는
선이 가는 구름처럼
어쩌면
그 색감을 알수 없는
낮은 파스텔조의 느낌으로
너무 눈부시지 않아
오래 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해.
길을 걷다가 힘이 들때
때론, 잔잔한 호수를 넋놓고 바라보다가
누군가가 내 곁에 있다는 착각으로 돌아 보았을때
호수만큼 잔잔한 웃음으로 거기 서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해.
설령 사랑이라 해도
애써 우정이라고 우겨도 그리 싫지않은
그래서
우정이 사랑보다 우위라고 규정지어도
웃어 넘기며 어깨 나란히 맞출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이었으면 해.
혼자취한 술에 밤거리를 걷다가
문득 생각나는 이름
망설이다 걸어본 전화에
졸린 목소리지만 반갑게 받아주는
따스한 가슴이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해.
친구야.
풋풋함의 어설픔보다
고목의 든든함이 더 어울릴 우리들
고산에
외로이 서서
풍설의 시새움을 온몸으로 받는
이 세월을 우리 함께 어깨 기대어
견디어 줄래?
저물어 가는 겨울밤도
너와의 잔잔한 대화가 있다면
가는 이 시간이 그리 슬프지는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