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찾는 고향길-4[요천강에서]
어렸을 적 자랐던 산골에서의 추억만 있을 뿐
그 유명한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야기가 서린
광한루라던가 남도명산인 지리산에 대해서도 아는것이
없었다.
도회에 나와서 부딛히는 많은 사람들이
남원을 고향으로 둔 내게 남원에 대해서 물어오면
묻는 그 사람보다도 더 모르니 이런 난감한 경우는
비단 나만 겪는 일이 아닐 법.
이제 나이가 들어 다시금 밟는 고향땅에서
어린날 모르고 지나쳤던 역사의 발자취를 더듬고
내가 자랐던 고향에 대해 다시금 공부를 하려는
것이다.
광한루 하면 모르는 이가 없을정도로 유명한 고전적 러브스토리의 무대이기에
그 밖의 것들을 둘러 보았다.
남원에 가면 "만인의총"이라는 큰 무덤이 있다.
임진왜란의 후반기에 왜구들이 다시 일으킨 난이 "정유재란"이다.
이 정유재란때 왜군의 주 공격로가 남원이었는데
그 왜군을 맞아 온 성안의 백성들이 방패가 되어 맞아 싸우다가
수많은 인명이 죽임을 당하였다.
하나하나의 무덤을 만들 겨를이 없었기에
그 많은이들을 합장하였는데 그 무덤이 바로 만인의총인 것이다.
사진은 남원의 젖줄인 요천강에서 바라본 교룡산이다.
사진 정면의 산이 교룡산이고 그 아래 수목이 우거진 둑 너머에 광한루가 있다.
요천수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지천이다.
광한루에서 요천을 건너 양림관광단지로 가는 승월교이다.
다리를 S자로 만들어 아름다운 곡선을 연출하였다.
요천에서 광한루를 보자면 왼쪽으로 부산집이라는 추어탕이 있다.
추어탕의 원조라는 일성식당이 사리진 이후로 내가 남원에 갈 때마다 찾는 곳이다.
몇 술갈 뜨다가 문득 생각나서 찍은 사진이다.
추어탕도 괜찮지만 정갈한 반찬이 이 집 주인의 성품을 엿보게 한다.
이 집의 좌측 주차장으로 들어서면 상당히 고전 스러운 광경이 나타난다.
오래전에 정미소로 쓰던 건물이 그대로 남아서
모 식품회사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으며 그 안쪽으로는
고풍스런 건물이 보인다.
예전에 보건소로 쓰였다는 오래된 건물이다.
오른쪽 고물처럼 보이는 물건들은 고가구를 비롯한 옛 물건들을 모아둔 것이다.
참 오랫만에 보는 요강이 정겹다.
이제 맛좋은 추어탕으로 속을 채웠으니 본격적인 여행길에 오른다.
염천에 끓는 대지의 지열로 벌써부터 등짝이 젖어온다.
하지만 어쩌랴, 부지런한 새가 모이를 더 먹는 법인데
덥다고 예서 포기하면 남는것이 무엇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