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사진들

추억을 찾는 고향길-9[상사호와 승주주변]

대청마루ㄷ 2005. 8. 11. 00:09

순천의 환경지킴이 안철수 선생과 헤어지고 나니 마땅히 어느곳을 구경해야 할지

시간이 넉넉치 않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어느 절을 가다가 '상사호'라는 이정표를 발견했다.

내가 기억하기론 이곳 순천에 가까운 호수는 '주암호'로 알고 있는데 상사호라니?

일단 그 호수를 가 보기로 작정했다.

지도도 없는 상황에서 그저 이정표에 운명을 맡기고 한참이나 오르니 댐 비슷한데 보인다.

그 옆 공터에서 옥수수를 파는 아주머니한테 물으니 이 댐은 조절댐이라 한다.

보통 조정지 댐이라고 부르는 이 댐은 큰 댐 밑에서 홍수조절을 하는 기능을 담당하나보다.

 


 

조정지댐 옆의 가로공원에 심어진 배롱나무(백일홍)의 꽃이 햇볕을 받아 투명하게 빛나고 있다.

 

그로부터 한참을 올라 산 중턱에 이르니 상사호라는 돌팻말을 가진

호수가 나타난다.

하지만 아직도 상사호가 왜 나타났는지 알 길이 없다.

 


 

가뭄에 줄었는지, 장마에 대비하느라 뺏는지 수량이 상당히 줄어있어서 풍만한 호수의

체면이 서질 않는다.

저쪽에 보이는 건물로 가본다.

"주암댐 ..홍보관"..이라고 쓰여진 커다란 건물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아하.. 이곳이 그 주암댐이구나..

 

아마도 전에 주암댐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댐의 담수호를 상사면의 지명을 따서

상사호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모양이다.

 


 

수량을 줄었지만 맑은 호반에 비친 늦은해가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가다가 내려서 찍고

 


 

또 가다가 내려서 찍고..이곳은 호수의 상류인데 찍은 뒤에 가면서 보니

아까운 포인트가 따로 있었는데 그곳을 놓쳤구만..

아깝지만 달리는 차량들의 기세에 기가죽어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승주의 어느 마을에 있는 당산나무를 잡아봤다.

 

사진찍는걸 보시던 한 할머니가

 

"그런 나무를 멋헐라고 찍는다요?"

"아..예..그냥 찍어둡니다.."

"서울 사람덜언 별 씨잘때기 없는짓을 잘허더만.."

 


 

17번국도 구례휴게소 뒷쪽의 섬진강 건너편에 있는 산이 특이한 모양을 하고있어서 찍어봤다.

나무들이 온통 벌레들의 공습을 받았는지 벌겋게 죽어가는 모양이다.


 

참 오랫만에 보는 물잠자리.

경계심이 많아 잠시도 찍을 틈을 주지 않는다.

 


 

어린 방아깨비가 어두워지는 휴게소 뒤 풀밭에서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아..

지리산!

이제 너와 또한번의 이별을 해야 하나보다.

내가 다시 너를 찾을때에도 그 모습 그대로 있어주길..

욕심많은 인간들의 사악한 손길로 더이상의 훼손이 없기만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