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의 봄바람
황사바람에 외출까지 삼가야 하는 걸 보니 이제 봄도 완연한 봄인가 보다.
중국의 사막화가 중국보다는 동쪽에 있는 우리나라에 더욱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걸 보면
우리만 잘살자고 해봤자 다 헛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4월 2일 일요일에 친하게 지내는 형님들과 함께 무작정 떠난 드라이브였다.
원래는 해미읍성과 개심사를 둘러볼 요량으로 나섰는데, 시원한 바닷바람의 유혹이
우릴 안면도로 이끈다.
서해안 고속도로 홍성I/C로 내려 달리는 천수만 방조제.
원래 커다란 간판에 이 방조제 건설 당시의 상황을 찍은 대형 사진과 설명이 있었는데 이제는 현대식 화장실을 만들어 놓았고, 그 화장실 옥상에는 지붕이 없는 간이 전망대를 설치했다.
이 화장실의 왼쪽에 있는 공터에 기념관을 세우려는 모양이다.
그저 사진을 찍는데 저 앞에 달려오는 자동차는 왜 속도를 줄일까?
천수만의 담수호이다.
저 멀리 아스라히 보이는 건물이 도정공장이고 그 규모가 어마어마 하다는데 얼마나 거리가 멀기에 이렇게 작아 보이는 걸까?
오랫만에 찾은 안면도는 너무나 변해 버렸다.
불과 3년정도 소원했었는데 그동안 상업화의 바람이 너무도 거셌던 듯 돈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곳은 뭍으로 통하는 바닷길을 여느라 조선시대 때 일부러 뚫어 만들었다는 운하와 가장 가까운 마을이 백사장 마을이다.안면도의 관문인 마을인 셈이다.
본래 안면도는 섬이 아니라 태안땅과 붙어있는 육지였다고 한다.
그런데 홍성쪽을 가려면 먼 거리의 바닷길을 돌아가야 하는 수고를 줄이고자 땅이 가장 좁은곳을 잘라 만든 운하로 인하여 섬이 되었다는 것이다.
조선조 인조때의 일이라고 하는데 세곡의 조운(세금으로 거둔 곡식을 바닷길로 운반하는 것)을 위한 공사가 주된 이유이다.
안면도는 원래 안면면으로 시작하여 66년만인 1980년 12월에 안면읍으로 승격이 되고,태안땅이던 이곳이 1974년에 서산군으 로 편입이 되었다가 1989년에 다시금 태안군으로 복군이 되었다고 한다.
안면읍의 가구수는 3,200가구이고 인구는 12,500명이며 이 중 남자가 6,080명,여자가 6,173명이라고 한다.하지만 이 숫자가 올해에도 맞을지는 모를 일이다.왜냐하면 꽃지에서 벌어지는 대규모의 국제 꽃 박람회와 바닷가에 늘어나는 횟집과 식당, 그리고 숙박시설들이 인구유입을 가져오는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서해안시대의 덕을 톡톡히 보는 대표적인 섬인 셈이다.
백사장 항에 정박중인 어선들위에는 풍어제를 준비 하는 듯 깃발들이 즐비하다.
안면도(安眠島)라는 지명은 조선조 인조때부터라고 볼 수 있다.
그 전에는 이 섬이 태안에 연륙된 태안반도의 남단이었던 셈이기 때문이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수도권에서의 진입이 용이해지고 자동차 여행객이 폭증하는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이곳 안면도의 변화는 필연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적한 바닷가 마을의 정취를 기억하던 이들에게 이런 급속한 상업화는 오히려 향수를 빼앗는 결과도 가져온다.
그리고 값싸고 질좋은 해물을 먹어 보겠다고 어판장에서 구입하여 횟집에서 공전과 자릿세를 지불하고 먹어보니 어판장이 그리 싼것만은 아니었다.
골뱅이가 온통 몸을 내 놓고 있는 모습이다.
직접 확인 하느라 한개를 집었더니 금새 제 집속에 숨어 버린다.오른쪽에 있는 것이 집속에 들어간 골뱅이이다.
서해안 갯벌을 지천으로 메꾸던 바지락이다.
바지락은 그 종류만 해도 수십가지인데 산업화 이전에는 갯펄에 걸어다니면서 발에 밟히는 것이 온통 바지락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온갖 오물에 밀려 빈껍질만 나뒹구는 갯펄들..
그나마 그냥 두지 못하고 막아서 없애버리니 원..
쭈꾸미가 제철이라고 하여 1Kg을 달라고 하였더니 이만큼인데 만오천원이란다.
이곳은 어판장이고 길건너의 횟집에서 수공비를 주고 먹어야 한다.
청포대 해수욕장에서 한겨울 바닷바람을 맞으며 추운줄도 모르고 잡은 기억이 새로운 죽합조개이다.맛조개와 비슷한데 이 조개가 훨씬 맛이 좋다.
말조개라는 조개이다. 말조개라는 이름이 거북하여 요즘에는 코끼리조개라고 부른다는 주인의 설명이다.말조개라는 이름의 거북함은 익히 다 아실 듯.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각 바다마다 특산물도 가지가지라 항상 풍성한 해산물을 공급해 주는 고마운 바다이다.
이 고마운 바다에게 보답하는 길은 제발 그대로 두자는 것.
이제 더이상 그 바다를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