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사진들
안개와 동행한 대호 방조제
대청마루ㄷ
2006. 6. 8. 10:47
서해를 바다와 뭍으로 다시 갈라놓은 거대한 뚝방.
뭍으로 난 뭍길이나 바다로 난 물길이나
초여름 햇살에 데워진 물에서는 고운 안개가 오른다
물길메워 만든 뭍길에 청초는 또 왜그리도 흐드러지는가.
스스로 치유하는 자연의 능력이 경외로울 따름이다.
버리면 흔적도 없을 사진들을 추스려 보았다.
감추었다가 펼쳐 보이고, 보여주는 듯 하다가 또다시 덮어버리는
안개의 조화에 연신 셔터를 눌러대던 시간이 꿈결만 같다.
대호방조제의 중간에 있는 도비도 앞바다의 안개가 벗겨질 즈음
달려간 삼길포에는 안개 물러간 자리
쪽빛 맑은 바닷물이 채워졌다.
촘촘히 평화를 노래하는 고깃배들의 쉼터이고
삶의 찌든때를 씻으러 달려온 인간들에게는
마음의 목욕탕이다.
먹이를 찾는 갈매기의 날개짓이나
바지락을 캐러나온 사람들의 움직임도
소중한 바다의 소품이다.
바다는 그렇게 우리에게 휴식을 준다.
우리에게 받은 것 하나도 없는 바다는
우리에게 그렇게 휴식을 준다.
유월의 바다는 우리 곁에서
그렇게 평화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