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가을 한나절이 즐거운 소래 해양생태공원

대청마루ㄷ 2006. 9. 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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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소래 해양 생태공원

 

휴일오후를 어떻게 보낼까?

하루가 다르게 짧아지는 낮시간이 이제 완연한 가을임을 확인시켜주는 요즘 조석으로 부는 바람은 한낮의 땡볕과 너무나 다른 기온을 연출하여 일교차 또한 "장난"이 아니다.

일요일의 남은시간인 오후를 자칫하면 무료하게 보내기 쉬운 요즈음 그 아까운 시간을 촌각이라도 허비할수는 없지.

내 소중한 친구인 다카와의 동행이라면 어디를 가든 하루가 즐겁다.

오늘은 동행없는 가벼운 발걸음을 포래포구로 향해본다.

인천-강릉 고속도로의 월곶인터체인지를 빠져나온 차량의 행렬은 절반이 소래손님이다.

소래대교위에서 20분 이상을 꼼짝도 없이 서 있다가 결국엔 소래 해양생태공원으로 기수를 돌린다.

 

 

내가 인천에 살던 25년 전에는 그저 생계를 위한 염전만이 끝없이 펼쳐져 있던 이곳이 이제는 시민들의 정다운 쉼터로 변하고 있다.

우리 주위에서 자꾸만 사라져 가는 갯벌은 해양생물의 안식처이다.

예전에는 수인선 협궤열차를 타고 이 들녘을 달리며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갯벌과 그곳을 염전으로 일구어 사는 사람들의 터전이었던 이곳도 산업화와 도시화의 물결에 휩쓸려 이제 보호를 해야 하는 판이다.

 

 

회색의 뻘물이 드나드는 이곳에 아치형의 육중한 다리가 놓이고 바닷물이 잠시 자리를 비운 곳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갯물이 빠져나간 자리는 도무지 물한방울 들지 않을것처럼 말없이 태연한데 길가의 코스모스가 가을을 노래한다.

 

 

소금수레가 오가던 길에는 산책하기 적당한 그늘도 만들어놓아 가족단위의 나들이를 나온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공원의 입구에는 쉼터와 샤워실까지 갖춰져 있어 시민들을 위한 지방정부의 배려가 보인다.

 

 

이제 생업을 위한 염전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아이들의 학습을 위한 교육용 염전이 남아있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느릿느릿 달리는 협궤동차안에서 보던 넓디넓은 염전의 풍경은 이제 볼 수 없다.

희끄무레한 무논을 고모래로 긁으면 하얀 소금알갱이가 소복히 쌓이던 풍경은 신기하면서도 정겨운 풍경이었는데..

 

 

 

 

바다가 고향이고 염전에서 자라던 이들에게는 이것이 무슨 교육이나 될까마는 바다와 거리가 먼 곳에서 자란이들에게는 모든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염전 바닥이 그냥 갯벌인 염전이 토판이고, 그 후에는 옹기조각을 깔았고, 최근에는 타일을 깔아 깨끗한 소금을 생산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저 수차를 보면 이곳과 그리 멀지않은 곳에서 하루종일 수차를 돌리며 평생을 보내신 친구의 부모님이 생각난다.

 

 

염전이 있던 곳에는 아직도 타일이나 옹패가 있어서 풀이 덜났지만 갯벌이 있던 자리에는 우거진 갈대가 아름답게 익어간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시흥(신천리)의 뒷산인 소래산이다.

 

 

염전 바닥에 깔았던 타일들을 쌓아둔 곳인데 이 타일들을 이용하여 사랑하는 이들의 이름을 바닥에 새겨둔 마음이 어여쁘다.

 

 

 

 

 

이곳 공원의 특색이라면 우리 눈에서 사라져 가는 풍물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자연환경 학습장의 역할과 시민 휴식공간까지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보면 서해안에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간척지의 역할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부부가 함께 하이킹을 하는 모습만도 어여쁜데 앞에가는 아빠의 자건거에는 아가용 수레가 매달려 있고, 이 안에는 어린아이 둘이서 즐겁게 앉아있다.

동작이 느려서 아가들의 모습을 담지 못함이 아쉽다.

 

 

때론 폐 소금창고의 모습이 목가적일 수 있는 것은 자연만이 줄 수 있는 조화이리라.

 

 

자연생태학습장이라는데 문은 굳게 잠겨있다.

 

 

 

자연의 생명력은 놀라운 것이라서 공원화가 된지 오래인 이곳에도 물기만 있으면 지구의 숨구멍이 뚫려있다.

수없이 많은 뻘개구멍이 이를 증명한다.

 

 

누구의 소행일까? 불에탄 소금창고가 잔해만 남겨두고 사라졌다.

 

 

 

 

바닥을 깔았던 타일이 거의 원형 그대로 있는 염전터.

 

 

길에는 타일과 옹기조각이 늘려있다.

 

 

흉가처럼 변해버린 폐 창고가 보이길래 다가가 본다.

 

 

예전에는 이 안에 소금이 가득했겠지?

 

 

스러져 가는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이 떠나버린 건물에 까치가 둥지를 틀었다.

 

 

그 모퉁이에는 "이곳은 사유지이니 쓰레기를 불법 투기하는 사람은..." 겁을주는 경고만이 서있다.

 

 

 

 

 

 

 

코스모스가 어여쁘게 핀 아름다운 길을따라 질주하는 하이커들이 부럽다.

 

 

언제인지 갯벌을 따라 만들었던 목재 탐방로는 관리소홀로 흉물이 되어있다.저 탐방로를 따라 수생식물이 곱게 익어가는 저 길을 걷고싶다.

 

 

 

 

소금창고 안이 궁금하여 틈새로 보니 이렇게 생겼다.

 

 

갈대가 고옵게 드러눕는 가을들녘은 소래포구 나들이의 또 다른 추억으로 자라할 것이다.

 

<흐드러진 갈대숲을 찍으러 다니는 사진가들의 모습도 자주 보이는 곳이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는 모든것이 놀있감이다.

자그마한 뻘게들이 도망다니고, 구멍마다 생명체가 숨을쉬는 이곳은 두고온 고향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기에 충분한 곳이다.

 

 

<입구의 공원에는 조그마한 소류지가 있는데 물빛이 피곤하다.>

 

 

한참을 추억속에 잠겨 걷다보니 어느새 바닷물이 들고있다.

저 구정물속에 바다생물의 먹이들이 뒤섞여 있으니 지저분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는 영양식이 아닐까?

 

 

새로난 석교곁에 추억깨나 남겼을법한 목교가 처참하게 널부러져 있다.

뭐든지 크고 잘난것이 좋은것만은 아닌데..

 

 

물이들자 포구는 순식간에 낙싯터로 변한다.

곳곳에서 기다리다가 밀물처럼 몰려든 강태공들의 몸짓이 바쁘다.

 

<조수가 드는 소래포구엔 강태공들의 손길이 분주해진다.>

 

 

물이들면 포구엔 만선의 기쁨도 따라든다.

밀물과 함께 포구에 도착한 고깃배들은 일제히 닻을 내리고 다음의 출어준비를 한다.

 

<소래철교에서 본 월곶포구의 야경>

 

<소래철교에서 본 월곶시가지의 가로등이 불빛에 비친모습>

 

<소래철교에서 본 소래포구의 야경>

 

수도권 주민이라면 모르는 이가 거의 없을만큼 어느샌가 귀에 익어버린 명소이다.

어른들에게는 동차가 다니던 날의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갯벌을 체험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 든다.

이제 해산물의 집하장으로써의 기능뿐만 아니라 사라져가는 갯벌과 염전을 체험하게 하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바닷가를 보전함으로써 더욱 정겨운 곳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106만평에 이르는 이 갯벌중 절반 이상을 떼어 44만평만 남겨두고 임대아파트를 짓겠다고 하는가보다.

자연은 한번 파괴되면 원상복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다.

지금 우리나라는 주택에 필요한 토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휴식을 위한 토지가 필요한데도 아무곳이나 파헤쳐 주택을 지으려는 것은 그것이 가장 돈이되는 사업이라서 그런 것 아닌가?

자손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이제라도 지방정부는 백년 앞을 내다보고 고심끝에 삽을 뜨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