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산행일지

들꽃과 함께한 광교산 홀로산행

대청마루ㄷ 2006. 9. 16. 17:59

주말을 집에서 보내다 보면 자칫 하늘한번 못보고 하루를 보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토요일이 휴일이 되어버린 우리직장 동료들은 토요휴무제가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고 이야기 한다.

한달 네번쉬는 토요일이 수당이 깎이는 이외에도 집만 나서면 돈이요, 내일 쉰다는 방심으로 금요일부터 술에 찌들어 살기 십상이다.

 

오늘은 아무 생각없이 배낭을 메고 가까운 광교산으로 나섰다.

가을이 오는 들과 산에는 벌서부터 가을옷으로 치장을 준비하는 수목들의 수런거림이 들린다.

 

등산로 초입의 어느 연립주택 담장에 핀 분꽃(?)이 보라색 자태를 뽐내고 있다.

몇개월을 피고지고 이어지는 부자꽃 능소화도 아직 고고한 자태를 잃지 않았다.

이 산은 모시나무가 많구나 했는데 어여쁜 꽃까지 만개한 모습으로 나그네를 반긴다.

독성이 있어 물고기를 잡는데 한몫 하였던 여뀌도 거든다.

어느 부지런한이가 열심히 가꾼 두릅이며 엄나무가 가을볕을 즐기고 있다.

광교 호반의 물빛은 녹조가 완연하다..아마도 상류의 축산농가가 그 원인이 아닌가 싶다.

이 호반을 바라보는 위치에 어느분이 의자를 놓아 두었다. 아마도 그분은 날마다 와서 이 풍경을 조망하는가보다.

한적한 산책로를 걸으며 콧노래도 흥얼거려 보고

늦둥이로 피어난 산목련 잎사귀의 운명도 생각해본다.

여름내내 매미소리를 들었을 둥굴레 잎사귀들도 이제 단풍이 든다.

그 옆의 생강나무 잎사귀도 오는 계절을 어찌하지 못한다.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 본 광교호반에 건너편 광교산이 물구나무 서기를 한다.

이제 얼마 안있으면 저 산도 색동옷으로 갈아입고 거꾸로 박힌 물속의 산도 따라입겠지.

어디선가 날아온 백로 한마리가 생업에 열중하고 있다.

한마음쉼터라는 휴식공간은 여러명이 소풍을 와도 충분하겠다.

산책로에는 시를 새겨놓은 비석으로 운치를 더했다.

들꽃을 자세히 보면 어찌그리 오밀조밀 이쁘게 생겼는지..

 

 

 

 

아..이제사 겨우 이름을 아는꽃을 만났다..달개비꽃이다.

이건 고마리꽃

이건 꿀풀이라고 하던가?

그 옆의 다락논에는 자그마한 습지가 생겼다.

 

 

습지에 어여쁜 꽃도 많은데 여기서 카메라 베터리가 다 될게 뭐람..

아쉽지만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눈요기로 허기를 채운다.

 

우리땅에 피어나는 들꽃들.

대할수록 정겹고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고맙게 잘 있어준 습지야, 다음에 올 때까지 모습 변하지 말고 이자리에 있어줄래?다음에 찾을때는 배터리를 꼭꼭 채워서 너의 어여쁜 구석구석을 탐미해줄께..

 

그나저나 저녁은 뭘로 때우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