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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맑은계곡(淸溪)과 잔설의 유혹(2010.3.13.토)

대청마루ㄷ 2010. 3. 13. 16:14

가끔은 혼자 산행하고픈 날이 있었다.

그러다가 산악회에 가입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그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이 익숙하게 되었다.

이제는 홀로산행에 점점 서툴러짐에 외로움은 어느새

내 친구가 아닌가보다.

헌데 요즘엔 내방 드나들 듯 스르럼 없이 끼게되는 산악회가 없다.

물론 모든것이 내 탓이지만 그들과 점점 멀어져 가는것이

아쉽기도 하고 산에서도 홀로서기의 연습 같기도 하고..

 

그들과의 대화가 없는 청계산은 항상 그대로 있었다.

사철 옷을 갈아입는 것 이외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오가는 사람들이 변할 뿐..

  

 국사봉의 노송은 오늘도 의연하다.

다가가 살펴보면 정말 잘생긴 소나무 인데 주변의 잡목들이 시야를 가려

그 가치가 반감되는 느낌이다.

 

 국사봉 정상은 몰려든 산객으로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

이제는 그들의 발길에 훼손되어가는 산정이 안타까울 정도이다.

 

다소 뿌연 공간을 통해 바라다 뵈는 원경을 잡아 보았다.

송전탑이 유난히 높은 곳이 소매봉, 아파트 숲이 의왕시

 

 국사봉 정상의 이정표.

누군가가 보충설명을 써 놓았는데 내가봐도 원판이 잘못됐다는 생각,,,

 

 국사봉에서 이수봉 방향으로 난 급경사 길은 그야말로 미끄럼틀이다.

청계산은 우습게 보고(혹 청계천으로 착각을 했을수도..)

 운동화 차림으로 올라온 젊은이들은 연신 엉덩방아를 찧고

 

 멋진 장송들이 도열한 모습인데 내가 슬픈 것은 아래사진

 

 뿌리가 적나라 하게 드러난 모습이 참 비참해 보인다.

분명 인간의 발길에 의해 천년을 살아온 그들의 영토가 피폐화 되어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오늘은 이수봉 표지석을 비켜 가기로 했다.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산길은 마음에 평화를 준다.

 

 새소리를 들으며 걷는 산길은 살아있음의 희열을 느끼게 한다.

 

 머지않아 여름이 오면 이 골짜기도 더위를 피해 찾아든 피서객으로 몸살을 앓겠지..

 

 하지만 나 홀로 걷는 오늘의 청계는 그야말로 청계이다.

 

 어느 사람의 정성인가.

아니면 장난인가? 

 

 일전에 내린 폭설로 노송들의 가장 튼 피해를 입었다.

 

 

 여기저기 부러진 가지들이 마음을 아프게 하고 

 

 뿌리부분을 콘크리트로 조여버린 인간의 무심함이 아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