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지키려면 군대가 필요하고 군대를 유지 하려면 사격장이 필요하다.
그동안 미공군 사격장으로 사용되면서 수많은 문젯점과 민원을 야기시켜왔던 매향리 바다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미군이 떠나간 그자리에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그네를 맞을까?
우리로부터 바다를 막았던, 바다로부터 우리를 막았던 유물은 철조망은 녹슬어 가는데 그 아래 바닷물은 시리도록 푸르르다.
인간의 발길을 막았던 언덕의 철조망도 그 최후를 예고하고, 초소가 있었던 자리는 지금 개발의 삽을 기다리고 있다.
전투기의 사격 표적이었던 섬이 간신히 남아 있는데 그 위는 이미 갈매기의 천국이다.
전차가 빠져 나가면 이내 굴삭기가 그 자리를 메꾼다.
있는 그대로도 학습장이나 기념관으로 쓸 수 있을텐데 바다는 또 왜 메꿀까..
인간들이야 아귀다툼을 하건, 어떤 욕심을 부리건 간에 갈매기가 차지한 바다는 평화롭기만 하다.
매향리 바다의 2006년도 겨울은 평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