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10.4.17,토 14:00
산행인원 : 4명
산 행 지 : 영인산(충남 아산시 영인면 아산리,아산시 염치읍 강청리)
산행경로 : 휴양림-헬기장-시련과 영광의 탑(연화봉)-깃대봉-정상-영인산성-계곡 삼거리
-헬기장-휴양림
아산이라는 지명이 영인산에 있는 어금니바위(牙岩)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길 오래 전부터 들어왔다.
그래서 몇년 전부터 그 어금니 바위도 확인할 겸 오르고자 하였던 산이 바로 牙山이다.
하지만 실제로 아산이라는 산은 없는 듯 하고, 그 바위가 있는 산이 영인산이라고 한다.
작년 여름쯤에 올랐던 산이 바로 영인산이지만 폭염속의 홀로산행이라 산책수준의 산행으로 만족하고 돌아와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산이기도 하다.
오늘은 마을 아우들과 4명이서 영인산에 올랐다.
애초 청계산에 오르기로 하고 갔는데 주차장이 초만원이라 길가에 주차를 했는데 산에 올라가는 중에 호출이 와서 차를 빼주는 소동을 벌이는 바람에 아예 남쪽으로 달려서 간곳이 영인산이다.
아산방조제에서 아산을 가는 길이나
삽교방조제를 가는 길에 보면 산꼭대기에 저런 탑같은 것이 보여서 못내 궁금 했는데
오늘은 기필코 저것의 정체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산행길에 만나는 풀꽃은 늘 봐도 정답기만 하다.
산길인지 포장도로인지 구분이 안될정도로 넓다란 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헬기장이 나오고 헬기장에서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자 드디어 그 궁금하던 거대한 물체가 나타난다.
이 기괴한 물체가 세워져 있는 봉우리가 연화봉인가보다.
민족의 시련과 영광의 탑 명문이라고 쓰여있는 이 비문들은
어느 명문가의 역작인지 몰라도 이 많은 글을 읽을이가 얼마나 있을까?
열장이 엄는 석판에 새겨진 글을 다 읽으려면..
거대한 탑 아래에서 올려다 본 ..
도대체 어떤 연유로 이 높은 산정에 이 거대한 탑을 세워야만 했을까?
아무리 둘러보고 머리를 짜내도 내 아둔한 머리로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그저 돈이 썩어나는 나라로구나..하는 생각밖에..
그런데 저 아래로는 더욱 경악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 크지도 않은 산의 등허리를 모두 잘라내고
거기에 박물관과 수목원을 조성하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볼수록 거대하고 어이없는 규모이다.
깃대봉 너머 내포의 뜰은 말없이 풍요를 지켜 주는데...
깃대봉에서 내려다 보는 영인저수지와 아산방조제 일대
깃대봉에서 잠시의 휴식으로 마음을 다잡고 이제 정상으로 오른다.
정상에는 배 모양의 전망대가 조성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이곳 아산시도 산정에 건축물꽤나 짓기 좋아하는 곳인가보다.
여기저기 온전하게 보존된 곳이 없을 정도이다.
정상에서 건너다 본 깃대봉
배 모양의 전망대
전망대 바로 아래층은 머리가 닿을 정도로 낮은 휴식공간이고
맨 아랫층인 반지하실의 문을 열어보니 이런 전시공간이 꾸며져 있다.
왼쪽의 통신탑만 없다면 빈위기꽤나 나갈만한 소나무가 있는데
찰탑때문에 도저히 구도가 잡히질 않는다. 저 아래는 삽교호로 흘러가는 곡교천과 그 주변의
농토들이 아름답게 펴쳐져 있다.
정상에 있는 돌로만든 이정표
이제 여기서 영인산성 방향으로 내려간다.
다시한번 정상을 돌아보고
저 이상한 탑도 한번 건너다 보고
끝없이 이어진 나무계단을 내려가다 올려다 본다.
급경사의 나무계단 옆으로 고색창연한 석성이 이어져 있다.
군데군데 무너진채로 방치되어 있지만 아직 온전한 모습을 지키고 있는 부분도 많다.
굉장히 험준한 산의 지형을 이용해 쌓은 아름다운 산성이다.
돌들을 보니 수원의 화성이나 북한산성 등 도시의 성곽과 달리 자연석을 이용해 쌓은 아름다운 성곽이다.
이 성의 유래나 용도, 그리고 역사적인 배경 등의 설명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그 규모가 결코 여느 성곽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성곽이 무너진 돌무더기 위에 나무계단을 올려버린 것이다.
누군가 힘이 되는 이가 나서서 이 성곽이 더이상 훼손되기 전에 복원을 하고
보존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봄 햇살에 익어가는 진달래 꽃 들
성곽을 따라 내려가니 계곡이 나오고 헬기장으로 오르려면 다시 건너편 성곽위로 난 산로를 따라 오르게 되어있다.
이 길을 걸어가기 미안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올라간다.
내 발걸음이 성곽을 훼손한다는 마음에..
박물관을 만드느라 막아버린 능선길을 피해 둘레길을 걸어 나오자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주사기를 촘촘히 박고있는 소나무가 있다.
이 소나무도 어딘가에서 수십년을 살다가 영문도 모른채 이곳으로 옮겨와 주사액 고문을 받고있는 것이다.
내가 이 영인산을 안좋게 평하는 것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의 상식으로 볼 때 너무나 인공을 가미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인공 정도가 아니가 아주 산을 갈아 엎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자연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불가능 한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