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일기장

출근길에

대청마루ㄷ 2005. 8. 31. 17:03

항상 그대로인 것 같지만 끊임없이 변하는게 풍경이다.

아침 출근길에 예쁜 꽃이라도 만나면 하루가 즐겁고

 


 

개똥이라도 만나면 그 즐거움은 반감된다.

내가 항상 주차를 하는 이곳에 아주 배짱좋게도 개를 내다 매어놓은 주인의 심사가

고약하다.

전주가 말뚝인가.

도로가 개집인가..

전주 둘레를 온통 개똥밭으로 만들어 놓은 그 사람의 속 색깔은 무슨 색일까..

 


 

그 무성하던 잎사귀를 송충이에게 다 빼앗기고

주검처럼 헐벗은 호두나무가 안쓰럽다.

먹이사슬의 고리가 끊겨 새소리가 사라져 버린 도회에서는 천적없는 벌레들의 세상이다.

이 나무아래는 지나가지를 말아야 한다.

빗물처럼 떨어지는 송충이와 그들의 배설물에 낭패 당하기 십상이다.

인간의 욕심으로 쫓아내 버린 새들이 아쉽다.

 


 

즐거울 일 없는 출근길에 어느집 담장에 피고지고 오래도록 어여쁜 모습으로

나그네를 반기는 양반꽃이 고맙다.

저 능소화가 핀 담장 아래에는 대나무도 숲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그 분도 고마운 이웃임에 틀림없다.

 

안개가 걷혀갈 무렵의 옛동네 오래된 골목길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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