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사진들

부활한 청계천에 가다 - 낮

대청마루ㄷ 2005. 10. 4. 10:39

청계천의 물을 본 일이 없었다.

뻔질나게 드나들던 세운상가나 광장시장,또는 평화시장에 가면서도

내 발 아래 썩은물이나마 흐르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잊고 지냈다.

 

하긴 난 지금 한양사람이 아님에 그러할지 몰라도 도성의 백성들

마음속에는 향수같은 그리움으로 가슴 한켠에 늘상 자리해 왔던

청계천이 아니었을까?

 

 

새로 부임한 한성판윤이 제 일성으로 외친 "청계천 복원사업"이 마무리 되어

새로운 물길을 여는 첫날에 가고 싶었지만 구경꾼에 치일까봐 행사 마지막 날인

10월 3일에 찾았는데도 여전히 몰려든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참으로 말도많고 탈도 많았던 청계천의 복원공사.

하지만 이렇게 열고보니 얼마나 시원한가?

그동안 저 물길은 얼마나 답답하였을까?

 

 

설명을 보니 청계천으로 흐르는 물을 집수하여, 소독과 여과, 그리고 정수과정을

거쳐서 모터펌프를 이용하여 이곳까지 끌고와서 다시 청계천으로 흘려 보낸다니

그 과정도 어렵거니와 시민들이 치뤄야 할 금전적인 부담또한 만만치 않겠다.

 

하지만 그동안 마셔댄 매연보다는 얼마간의 댓가를 치루고 쾌적한 환경에서 숨쉬는

것이 훨씬 나으리라.

 

 

이 광경과 불과 2년전의 청계천을 비교해 보면 과연 정확한 그림이 그려지는 이가

얼마나 될까? 우리는 오늘의 이 복원을 주시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보존해야 할

가치를 상기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구에게 해야 할

당연한 도리이며 비용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복원된 수표교 위에서 발원지의 폭포와 광장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모습이다.

행사 첫날인 10월 1일에 어느 여자관람객이 다리에서 떨어져 추락사 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그 사건으로 광장 쪽 다리에서는 난간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하더니 행사장에서

불과 몇미터 떨어지지 않은 이 다리에서는 난간에 걸터 앉아도 통제하는 경찰이 한명도

없다. 이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적 안전불감증이다.

 

 

 

하천 곳곳에서는 다시찾은 하천을 축하하는 공연이 열리고 있다.

 

 

 

부부동반으로 동행한 일행들이 광교 표석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모든 자연은 햇볕을 받아야 살 수 있다.

수십년을 콘크리트 덮게에 덮혀 썩었던 개천에 새 물이 흐르니 자연과 인간은

금새 친해지고 하나가 된다.

 

 

 

원래의 물길을 차단한 채 중간에 새 물을 부어 만든 반쪽짜리 개천이지만

이나마 잘 보전하여 후세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조들이 되어야겠다.

 

 

아이들은 역시 자연과 가장 빨리 친해진다.

아마도 그들의 마음이 자연처럼 순수하기 때문이리라.

 

 

 

여름날 심산유곡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장면도 이제 다시 살아난 청계천의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이다.

 

 

 

매연과 소음이 지배하던 이 거리에 그리운 고향의 풍경도 첨가 되었다.

저 떡은 뒷쪽의 아주머니들의 손을거쳐 바로 팔려나간다.

 

 

 

이광경 저 풍경 구경하면서 걷다보니 종로 3가 쯤 왔나보다.

그러고 보니 우린 세운상가를 지나고 있다.

 

 

복원된 청계천에는 총 22개의 다리가 있다고 한다.

다시만든 다리마다 특색있는 치장을 하여 이 다리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슬기 한주먹으로 허기를 달래는 일행들의 모습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이제 점점 허기가 지는 모습들이다.

이럴 땐 그저 뱃속부터 달래주는게 즐거운 여행의 기본이다.

자, 이제 보는 즐거움에 먹는 즐거움을 가미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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