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군의 아들이라서 길을 가다가 어느 들판에서 보리타작을 하거나
가을걷이를 하면 왠지 모르게 논밭에 뛰어들어 막걸리 한잔 나눠 마시며
그들의 일손을 거들어 주고싶은 마음이 인다.
이는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적부터 그속에서 자라나 어느샌가
뼛속에 녹아든 세포같은 농군의 기질이 아직도 남아있음이 아닌가?
어느 농촌마을 헛간을 연상케 하는 집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듯한 이것들이 유독 내 눈길을 끈다.
길다란 구유며, 고전적인 발동기,통나무로 만든 절구가 낯설지 않다.
그 옆에는 각종 항아리들이 장독대를 가득 메우고 있으ㅕ
특이하게도 불교용품을 모아둔 방도 있다.
벽에 기대어 둔 이 수차는 바닷물을 어느 염전에 퍼 올리던 노역의 역사가 있었을 것이다.
종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이것은 저울의 추 아닌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옹골차게 제 몫을 했을만한 이 풍구도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구만..
풍구옆의 이 가마니틀도 풍상꽤나 겪었을법 하다.
저 투박한 도구들을 무시하면 안될 것이다.
저것들이 우리네 조상들과 반만년 동안 숨쉬며 살아왔고, 우리를 키워준 것들이다.
지금이라도 전기가 끊긴다면 당장에 저것들이 우리생활의 동반자가 될 것이고..
바깥바람의 쐬고있는 풍구와 디딜방아와 돌절구이다.
디딜방아 하나는 절구가 없어 저모양이다.
일일이 설명이 필요없는 우리네 조상들의 친구들이었지.
이번 일요일에는 고잔성에 한번 다녀오시라.
박물관 공짜로 본 대신에 그 식당에서 고기한점 먹어주면 괜찮은 댓가가 아닐까 한다.
우리네 추억이 아이들에게는 역사공부가 될 것이고
그들은 조상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이나라의 발전을 그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