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사진들

궁평항에서

대청마루ㄷ 2005. 11. 28. 16:57

바다는 말없이 회선지를 내어주고

인간은 저 너른 화선지에 제멋대로 그림을 그리고.

 

 

주체할 수 없는 공허함에 무엇을 채우려 하는가.

아직도 비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음에

우리네 인간은 채움보다 비움을 배워야 하지.

 

 

 

본시 온것이 없으매 떠날것도 없는 법.

이제 비움의 원칙을 배우자.

 

하긴 내가 무얼안다고 이제껏 움켜 쥐고만 있었을까?

내 애무가 그들에겐 구속이었을지도 모르지.

 

 

 

배워야 해.

갈매기의 저 날개짓을.

저 자유를..

 

 

 

우리는 지는 것이다.

애초 피어남은 내 의지가 아니었고

사라짐은 내 의지이니

우리는 찬란하게 지는법을 배워야 한다.

 

 

 

허허로움의 미학을 배우자.

외로움도 즐길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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