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 떠나간 자리
평화는 돌아왔다 해도
결코 기쁠 수 만은 없는 평화이다.
안개가 덮어준 바다는 고요로 위장하건만
제자리 찾지못한 자연은
아직도 끝없는 방황을 일삼는다.
치유하지 못할 바에야
흔적나마 지워야지.
그것이다 .
매향리 바다는 바로 상심의 바다이다.
속살 드러낸 갯펄은 더이상 갯펄이 아니다
바다 건너편 골재채취장에서 연신 퍼올리는 모래는
바다건너 이곳의 모래까지도 물밑으로 끌어당긴다.
절제하지 못하는 인간의 욕심.
그들의 변방에 우리가 산다.
안개가 가려준 바다는 그래도 고요하다.
그곳에 인간이 있어야 하고
인간이 있기에 아름답지 아니한가?
저 망루는 어딜 바라보고 있는가?
아직도 막아야 할 그 무엇이 있을까?
저 바다는 어떤 눈으로 이곳을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저리도 그대로인데..
오랫만에 매향리를 다시 찾았습니다.
변한건 아무것도 없더군요.
굳이 변한 것이라곤..
모래가 빠져나가
자꾸만 날카로운 바위바닥을 드러내는
모래밭이었죠.
헌데 참 이해가 안가는 것은
이곳 주민들입니다.
미군 사격장 몰아내는데는
그렇게 눈에 핏발을 세우더니 정말 중요한
모래가 없어지는데는 그렇게 무신경일수가 없었지요.
사격장은 한순간에도 생길 수 있고
없앨수도 있지만 모래는 수만년동안 쌓여야 하는
중요한 자원인데도 말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몰아냈으면 이제는 자연환경을 살려서
원가 특화를 시켜야 함에도 아무런 대책없이
그냥 방치해 둔 그곳을 보면서 과연 그들은
무엇을 위해 투쟁하였는지 의문이 들더군요.
마음이 아파 사진에 담지는 않았지만
해풍에 날라들었거나 조수에 밀려든 쓰레기들..
정말 가슴아프게 하더군요..
'글과 사진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개와 동행한 대호 방조제 (0) | 2006.06.08 |
---|---|
궁평리에서 (0) | 2006.05.26 |
추억을 찾는 시간여행 (0) | 2006.05.12 |
계절의 여왕 5월의 첫 날, 그리고 엄나무의 죽음 (0) | 2006.05.01 |
벚꽃 만발한 우리동네 - 경성고,수원대 (0) | 2006.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