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터넷 신문 기사를 보니 요즘 뜨고있는 소녀 가수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중 한사람인 유리가 영상으로 설날 인사를 하는데 '우리나라'를 '저희나라'로 표현한걸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우리나라와 저희나라를 혼동하는 예가 비단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 기회에 몇가지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문법에는 영어만 있고 한글은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 기원은 알 수 없으되 모든 시험의 합격 기준에 영어가 우선시 되고, 한글은 뒷전으로 밀려 국문법은 몰라도 되고, 영문법은 당락의 주요 원인이 된 이유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이기적인 표현이 언어에도..
'우리'와 '저희'를 혼동해 쓰는 것을 그저 실수로만 보아 넘겨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 말속에서 동질감을 나타내는 '우리'라는 공유의 개념과 이질감을 나타내는 '저희' 라는 사유의 개념이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이다.물론 혹자는 겸손하게 표현하다보니 그런 실수 또는 오버를 하지 않았겠냐고 하겠지만 언어라는 것은 실수를 인지 했을 때 즉각 고치지 않으면 평생 그 실수를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실례를 한가지 든다면 우리부서의 한 직원이 같은 소속의 직원들 앞에서 브리핑을 하는데 '저희부서는'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그래, 너희부서는 그랬냐?"라는 핀잔을 들은적이 있었다. 헌데 이 직원은 부서 뿐 아니라 나라를 표현함에도 '저희'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그러니 동석했던 구성원들과 보이지 않는 이질감이 느껴지는건 당연한 것 아닌가 하는 말이다.
세살 적 말버릇 여든까지 간다.
말이라는 것은 인격이 형성 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고치기가 참으로 힘들다. 특히나 자주 쓰는 언어는 고치기가 더욱 힘들어지는건 반복학습에 의해 우리 몸속에 세포처럼 녹아드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그러하기에 교육당국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쓰는 언어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아름다운 우리말이 왜곡된 표현으로 망가지는 일이 없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말은 인격의 표현이다. 강의를 들어도 정확한 발음과 표현으로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전달하는 강사의 강의는 머릿속에 잘 전달되며 그 여운 또한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있다. 하지만 강사의 지식이 아무리 심오 하더라도 발음이 부정확하고 사용하는 언어의 표현이 잘 못 됐다면 그 강의를 듣고있는 시간 자체가 무의미 해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을 소중히 했으면 좋겠다.
제나라 언어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민족이 어떻게 세계를 공략하고 경영하겠는가?
장애자를 장애인으로 장애인을 또다시 장애우로 표현하는 말장난은 그만 둘 일이다. '장애우'라는 말이 얼마나 모순된 말인가? 10대 소녀가 70대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표현한다면 이 얼마나 우스운 모순인가 말이다.
당선자를 당선인으로 표현하는 요즘의 표현방식을 보면 그야말로 아부성 코미디가 아니겠는가?
아내에게도 깎듯이 존대어를 사용하던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에서도 아내를 내자(內者)라 표현하였다.
'자'라는 표기를 '인'으로 바꾸려면 믿는 사람을 나타내는 신자나 환자, 첨석자, 승진자, 합격자, 수도자 등 수많은 '자'를 '인'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우리 언어부터 소중히 한 다음 외국어를 배움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마을을 나타내는 '동네'와 '동내'도 구별을 못하고 유래와 유례를 구별 못하여 '사상 유래없이 큰 비가 내려..'라고 쓴 신문 기사를 보았다. 이제 정확한 언어표기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까지 우리글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제 우리글이 대접받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우리말을 정확히 쓰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말로 정확한 표현을 못해 영어로 표현을 하는 촌극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직 우리나라는 미국의 한 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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