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낳았을 때 병원에서 안고 집에 오는 길.
하도 가벼워서 내가 혹시 빈 포대기를 안고 오는거 아닌가 포대기를 들춰 다시 한번 확인을 하던 날이 생각난다.
어떤 옷을 입히건 머리를 어떻게 깎건 짜증 한번 안내고 잘 자라준 네가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하는구나.
중학교 때 보습학원 두 달 다닌 것 이외에 그 어떤 사교육도 받지 않은 네가 유수의 대학에 떡하니 합격해주니 이보다 더한 효도도 없을게다.
아빠는 돈이 없어서 너희들 대학만 마쳐주면 그 어떤 금전적인 기대도 하지 말라는 말에 걱정하지 말라고 오히려 웃는 낯으로 아빠를 위로하는 너의 뚝심을 믿는단다.
사실 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는 아빠의 심정을 이해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고등학교부터 혼자의 힘으로 해결해야 했던 아빠의 절박했던 처지와 비교하면 그래도 너희들은 행복한 편이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가난의 대물림을 끊으려는 아빠의 노력도 이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한갖 빈부의 몸부림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지금의 담임 선생님과 함께>
하긴 인력으로 되는게 얼마나 있을까?
올라가지 못한 나무는 애초부터 쳐다보지 않는게 그나마 목이라도 편한 것을..
우리 그냥 마음 편하게 먹고 건강하게 살자꾸나.
<1학년 때의 담임선생님과>
대학 4년의 생활을 탄탄하게 실력을 쌓는데 투자하고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정말 쓸모있는 인재로 성장하는데에 시간을 투자하려므나.
학문적인 실력 뿐 아니라 가정교육이나 인성에서도 부잣집 규수들 못지않게 기초를 탄탄하게 다져서 누구나 탐내는 인재로 다듬어 가자꾸나.
그래서 아빠가 물려주지 못한 재물도 너를 따라오게 하자꾸나.
너에겐 가장 소중한 미래가 있고, 또한 자신감이 있지않니?
아빠는 너의 능력을 믿는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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