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있으면 더 안가게 된다.
서울 시민 중 63빌딩을 안가본 사람이 태반이라는데 나 또한 용인 민속촌이 지척인데도 이번이 몇년만의 방문이다. 그만큼 지척에 있으면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는 뜻도 될 것이다. 63빌딩은 나 역시 문턱도 못 밟아 본 처지.
매표소가 있는 기와지붕을 지나 초가지붕으로 단장한 두번째 대문.
그 대문 앞 광장에서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더 지긋하신 연세의 사진사 앞에서 민속복장으로 사진을 찍고있다. 더 늙기전에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을 담아두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장독들이 입을 땅으로 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냥 전시용일까?
저 많은 가리킴표 중에 몇군데나 돌아볼 수 있을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닌 날씨가 가장 큰 장애물인 오늘이다.
처마에 매달린 메주를 보면 고향과 어머니가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젊어서는 희망으로 살고, 늙어서는 추억으로 산다는데 이제 나도 늙음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질 아니에 접어 든다는 것인지..
그 어느것 하나 눈에 익숙치 않은 것이 없다.
처음 민속촌을 만든다기에 별걸 다 만드는구나..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니 이렇게 모아두지 않으면 개발에 밀려 다 없어지고 말았을 법한 소중한 추억들이다.
어렸을적 동구밖에 다 썩어가는 장승이 외롭게 서 있었는데 이렇게 모여있으면 쓸쓸하지 않겠구나.
녹색이 물러간 자리에 초록이 물들고, 이 싱그러움을 캔버스에 담는 화가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대장간의 모습을 둘러보는 어느 주부의 모습
오늘따라 이곳 저곳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과 원고지에 열심히 뭔가를 쓰는 모습이 보여서 둘러보니 여성단체에서 백일장을 열고 있는 듯 하다.
다리를 건너면서 본 냇물에는 황포돛배와 사공의 모형이 한가롭다.
그네터 옆에는 열녀각을 옮겨놓은 사당이 있고
소풍나온 아이들은 그네타기에 열중한다.
돌다리 아래에선 사생대회에 참가한 화가의 모습이 여유롭고
돌다리 위에선 물오리떼가 고기를 잡는 한가로운 봄 날의 민속촌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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