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산행일지

낙엽을 밟으며 - 수원 광교산

대청마루ㄷ 2008. 11. 21. 17:35

 

 

- 광교산 나홀로 산행 -

 

아무리 평일이라지만 산행에서 단 한사람의 산객도 만나지 못한 산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주 등산로를 피해 한적한 숲길을 걸으며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이토록 내게 평화를 줄 줄이야..

그동안 수십번의 광교산행에서 발견하지 못한 창성사터를 발견한 것도

이번 산행의 커다란 수확이다.

 

 

 

 산행의 들머리로 잡은 용머리 마을에는

수령 500년이 된 느티나무가 수호신처럼

마을을 지키고 있다.

 

 

그 옆에는 높이자란 미류나무에 까치집이 나란히

마을을 이루고..

 

 

 

이 들목에는 씨알이 푸짐한 나무가 있는데

난 항상 이 식물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에는 어느새

겨울이 들고있다.

 

 

 주인의 넉넉한 인심으로 올겨울 까치들은

분명 배부른 계절을 날 수 있을 것이다.

 

 

 바위틈에서 물이 나오는 약수터는

오는이가 드물어 맑은물이 그대로 농토로 흘러든다.

 

 

 지난 밤 한파와 함께 세찬 바람이 낙엽 교목들을 흔들어

산길에 수북히 쌓인 낙엽들로 길이 분간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추운 겨울을 준비하는 식물들은

서둘러 잎사귀를 털어 버렸다.

 

 

커다란 버드나무가 있어 따라가 본다.

 

 

 

창성사지라는 안내문판이 서있고

제법 넓은 터가 나온다.

 

 

분명 절터인데 수십년 동안 방치되어 있고

그 터에는 누군가가 농사를 짓고있는 흔적이 역력하다.

 

 

이 절과 역사를  함께했을 우물터가

아직도 건재하고 있다.

 

 

 절터에 들어서니 아름다운 조망이 펼쳐지고

그렇게 불어대던 바람도 이곳에서는 한숨 쉬어간다.

차가운 날씨인데도 이곳은 바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농토 이곳저곳에 아직도 절의 흔적이 여러가지 돌로 남아있다.

 

 

바가지가 놓여있는 우물로 가보니

그리 맑지못한 우물물이 낙엽을 안고있다.

 

 

 

 

 

 쌓인 낙엽으로 그저 길의 흔적을 짐작해 가야한다.

 

 

봄이면 진닳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아름다운 진달래길이 되어주는 하산로는

헐벗은채로도 아름다운 산길이다.

 

 

 

이곳에도 낙엽,저곳에도 낙엽

산은 온통 낙엽의 잔치이다.

 

 

 

 

아직도 가을을 털지 못한

산나무는 이렇게 고운

씨앗들을 안고있다.

 

 

 

 

 

일손이 부족하여 미처 베지못한 억새풀이지만

나그네에겐 전원적인 풍경으로 다가오니

이 또한 삶의 이중성이라.. 

 

 

 광교산 주 능선이 손에 잡힐 듯

지척에 두고 사는 농민들의 마음도

산만큼이나 넓어 저 부부가

항상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