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홍도는 바다위에 펼쳐진 수석 전시장

대청마루ㄷ 2011. 6. 10. 19:43

일시:2011.6.4 ~ 6.6

인원:12명

이동경로:수원-목포-홍도-흑산도-목포-수원

 

<유람선을 타고 떠나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촛대바위와 남문>

 

7개월전부터 준비를 해온 여행이다.

열두명의 회원이 한달에 오만원씩 꼬박 6개월동안 회비를 모으고

수원-목포간 열차에서부터 목포-홍도간 쾌속선, 홍도에서의 숙박과 식사

홍도 유람선 승선료, 홍도-흑산도간 쾌속선, 흑산도에서의 숙박과 식사

흑산도 육상 일주관광, 흑산도-목포간 쾌속선, 목포-수원간 열차표 등

모든 숙박과 교통수단을 예매하여 한달에 한번씩 모이는 자리에서 중간점검을 해왔다.

그 덕분에 거의 일정에 어긋남이 없이 진행된 여행이었다.

 

6월4일이 토요일, 5일이 일요일, 6일이 현충일로 법정 공휴일이다.

우리는 이 황금의 연휴를 이용해 홍도와 흑산도를 다녀 오기로 했다.

내 개인적으로는 10년 이상 별러오던 숙원사업을 이루는 날이었다.

 

6월 4일 새벽 여섯시 30분에 열두명의 회원이 모여 수원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여섯달 동안 강조하던 "시간 지키기"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모여든 동료들.

참 고마운 분들이다.

수원역에 도착하니 열차 출발시각인 7시 44분까지는 한참이나 남겨둔 시각이다.

여행이라는 단어는 참 묘한 것이다.

회원 모두가 나이 오십을 넘겼지만 들뜬 마음에 표정만큼은 소년,소녀들이다.

새벽잠을 설치고 나온 우리들이지만 누구하나 졸리는 표정을 찾아 볼 수 없다.

 

정확한 시각에 목포행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싣는다.

이른 아침시간이지만 어느샌가 소줏병이 오가고 분위기는 점점 고조된다.

여행이야기로 지루한지 모르고 달리던 열차가 대전쯤에서 부터 연착되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목포역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일로역에서는 30분 가까이 연착을 한다.

우리가 목포역에 최소한 12시 30분까지는 도착을 해야 1시에 떠나는 홍도행 쾌속선에

오늘 수 있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하지만 이 열차에는 홍도,흑산도를 가기위해 예약이 되어있는 수백명의 승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조금 안심이 된다.

사실 그들은 여행사와 계약이 되어있기 때문에 여행사에서 조치를 해뒀을 법 하기 때문이다.

거의 도착 예정시각을 30분 이상 넘겨 목포역에 도착한 우리는 곧바로 택시를 타고 연안여객

터미널로 달린다.

허겁지겁 달려가보니 역시나 여객선 출발시각을 예정보다 20분 늦춰서 기다리고 있었다.

 

<목포 연안여객 터미널 승선장>

 

 

<우리를 싣고 떠날 동양고속페리호>

 

예정보다 늦은 시각이지만 우리를 태운 배는 비금도와 도초도를 거쳐 흑산도를 향해 거침없이 물위를 유영한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이 배는 운항중에 절대로 밖으로 나갈수가 없다.

저 맑은 물위에 떠있는 섬들과 대화하며 홍도를 만나러 가야 하는데..

아쉽지만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선실로 들어가 창밖으로 뿌옇게 지나가는 섬들을 감상한다.

 

<홍도항이 도착>

 

중간에 흑산도를 경유해가는데 이상하게도 우리 배에서는 흑산도에서 내리는 손님이 별로 보이질 않는다.

거의 모두가 홍도로 가는 것이다.

15시 20분에 도착해야 할 배가 홍도에 닿았을때는 16시도 넘은 시각이다.

우리는 일단 숙소로 잡은 하나로모텔이라는 여관에 짐을 풀었다.

여기서 인터넷 예약의 맹점이 드러나는 순간.

너무나도 형편없는 숙박시설에 감탄을 할 정도였으니..ㅎㅎ

 

여름나절 오후 4시가 그리 늦지도 않은 시각이지만 안개가 자욱히 끼어 해상유람은 연기를 해야 할 판이다.

원래 도착하자마자 해상유람을 하고 내일아침에는 깃대봉에 올라 일출을 보는 것이었는데..

 

<마을 입구의 방풍나물 군락지>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돌 한개,풀 한포기도 가지고 나갈 수 없다.

그점을 동료들에게 누누히 당부하여 남들에게 오해받을 그 어떤 행위도 하지 말것을 강조해놓은 상태이다.

 

 <동백나무 군락지의 늙은 동백나무>

 

 

마을 뒤 동백나무 군락지는 시원한 그늘까지 제공해주어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안개가 자욱히 끼어 아름다운 바다 풍광을 전혀 볼 수 없다는 것.

 

 <동백나무 군락지>

 

<늙은 동백의 몸통에서도 새 순이 돋아나고 있다>

 

< 마을 뒤의 밭에는 온통 돌담으로 방풍벽을 쌓아 놓았다. 그 안에는 보통 더덕 같은 약초들이 자라고 있었다.>

 

<깃대봉 아래 잡리잡고 있는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장,이곳이 이 마을에서 가장 넓은 곳이다.>

 

홍도리 뒷산을 오르고, 마을길을 돌아보는데 서서히 하늘이 벗겨지면서 해넘이 장면을 보여준다.

홍도는 고집센 새악시 같은 모습으로 나그네를 길들인다.

 

 

 

 

아침 5시에 일어나 동료들이 잠든 사이 홍도 바닷가를 거닐어 본다.

 

접안시설 바깥쪽으로 높이 만들어 놓은 넓직한 전망대 같은 시설이 있어서 올라보니 홍도항과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림같은 풍경이다.

 

우리가 타고 바다를 구경할 유람선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홍도에는 이런 유람선이 총 7척이라고 한다.

 

홍도는 해저케이블이 없어서 파라보라 안테나를 이용한 통신이 유일한 통신 수단이다.

파라보라 안테나에서 수신한 신호를 kt의 국사에서 유선통신으로 전환하여 다시 업소 등 고객에게 전송을 한다.

 

마을 입구에는 홍도에 시설된 숙박업소의 위치와 연락전화를 일목요연하게 배치해놓았다.

 

광주횟집에서 아침을 전복죽으로 해결한 우리는 유람길에 올랐다.

광주횟집 전복죽:15000원, 유람선 승선료:22000원

 

그동안 화면에서 수도없이 보아온 풍경을 이제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러 간다.

 

촛대바위를 가장 잘 볼 수있는 곳에 유람선이 정박을 하고 승객들의 기념사진 촬영을 돕고있다.

 

촛대바위 바로 옆의 남문바위

 

 

무슨 굴이라는데 굴속 끝까지 배를 들이대준다.

 

저 아슬아슬 떨어질 것 같은 바위가 뭐래드라?

 

이 특이한 모양의 바위가 곰바위

 

홍도를 떠받치고 있다는 기둥바위

 

시루떡을 쌓아놓은 모양의 바위인데 시루떡바위라던가?

 

가이드의 설명이 더 리얼한 뽀뽀바위

 

이역에서 온 왕자가 쌓았다는 탑바위

 

공주가 쌓았다가 태풍에 날려갔다는 탑바위의 아랫부분

 

여성이 보면 콜라병으로 보이고, 남성이 보면 다이빙을 하는 여성으로 보인다는..

 

홍도리 2구의 모습

 

 

독립문 바위

 

 

새상에서 가장 맛있는 회맛을 보여준 선상횟집.

잠시 정박중인 유람선에 대고 도시락으로 1개분량에 3만원씩을 받고 회를 파는데 내가 먹어본 회중에 가장 싱싱하고 맛있는 회맛이었다.

이 의견에는 동료들 모두가 만장일치.

 

 

이제 홍도 해상일주를 마치고 홍도항으로 향하는 길에 갯바위 낚시를 하던 태공이 카메라를 보고 손짓하고 있다.

 

홍도는 섬 전체가 바위와 노송의 어우러짐으로 거대한 하나의 수석이라고 할 수 있다.

저 척박한 곳에 뿌리내려 얼마나 오랜 세월을 인고해 왔을까..

 

바위 모습을 자세히 보면 구도자가 산을 오르는 모습이다.

 

홍도 바다를 돌다보면 풍화작용에 의해 뚫린 바위 굴들이 수없이 많다.

오랜세월 풍화와 침식에 의해 생겨난 굴들을 보며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홍도 입구에 세워져 있는 등대.

 

어디건 하나쯤 보이는 풍경이지만 가이드의 안내가 더 리얼한 바위

 

함께 홍도 바다를 돌았던 승객들

 

홍도를 떠나기 전에 기념촬영 한 컷

 

 

우리가 도착한 4일날 홍도에 입도한 관광객이 3천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 숫자는 홍도에 수용할 수 있는 적정인원의 2배라고 한다.

평일에는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 연휴가 되면 북새통을 이루는..

하긴 이때 벌어서 비수기에 먹고 살아야 하는 홍도 주민들에게 이때는 황금어장이 아닐까?

 

홍도를 마지막 떠나며 찍은 바닷가의 어느 바위

 

이 짧은 일정에 얼마나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을까?

내가 본 모든것이 홍도의 극히 일부분이겠지만 이 아름다운 풍광을 눈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이 내겐 더할 수 없는 행복이요,기쁨이다.

언젠가 기회가 닿아 홍도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이번 여행을 경험삼아 더욱 알차고 의미있는 여행이 되리라.

홍도야, 반가웠다.

다시 오는 날까지 이모습 이대로 간직해다오.

홍도야~~ 우지마라~~ 오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