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함평 용천사의 꽃무릇 잔치(2011.9.22.토)

대청마루ㄷ 2011. 10. 2. 21:39

꽃무릇은 상사화의 우리말이라고 한다.

(고침:상사화는 우리꽃이고 꽃무릇은 다른종의 일본꽃인데 이곳에 소개된 꽃은 꽃무릇임)

꽃무릇 하면 고창 선운사의 그것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밀려드는 차량과 인파가 걱정되어

애시당초 발길을 영광의 불갑사나 그와 이웃한 영광의 용천사로 향하기로 하고 떠났다.

 

 

일찌감치 나서서 달리는 서해안 고속도로는 주말임에도 전혀 막힘이 없다.

역시 부지런을 떨어야 할 이유이다.

영광 IC를 빠져나와 목적지로 가는데  선바위라는 이름의 멋진 바위가 꽃무릇과 함께 객을 맞는다.

 

 

 

달리다 보니 영광의 불갑사를 알리는 표지만이 먼저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함평의 용천사를 먼저 찾아보기로 한다.

산 하나를 경계로 영광과 함평이 나뉘며 또한 그 산의 너머에 불갑사와 용천사가 각각 자리하고 있으니

꽃산행에도 제격이겠다.

헌데 용천사 진입로를 들어서자 마자 이런 장관이 손을 맞는다.

들에도,산에도,찻길에도.. 온통 꽃진치가 벌어졌다.

 

 

 想思花라는 가련한 이름보다 그 화려한 자태에 혼을 빼앗겨 버릴 정도로

흐드러지게 판을 벌이고 있는 이 꽃무리가 상사화라니..

여기 저수지 둑에도 가득하고

 

 

 길가에도 빼곡한 상사화

 

 

 이 붉은꽃을 피해서 사진을 찍어보려 해도 쉽지가 않은 풍경

 

 이제 막 땅을 뚫고 나온 어린 순들도 힘차게 하늘을 향하고 있다.

 

 산에도, 들에도

 

 온통 묽게물들인 상사화,상사화~~

 

용천사를 올라본다.

사실 상사화가 아니었더라면 이 사찰이 있는 줄이나 알았을까?

 

절집에 올라보니 대부분의 당옥은 근래에 건축된 것이라 고색창연함은 보이질 않는다.

 

다만 이 붉고 어여쁜 꽃무리들로 인하여 멋지게 치장된 모습이라..

 

간간히 나이든 수목들과 석물들이 가람의 역사를 대변해주고

 

오래된 당간지주가 말없이 사찰의 내력을 증명해준다.

 

대웅전 옆 뜰에는 석탑과 석등이 있는데

 

조선 19대 임금인 숙종때 만들어졌다는 글씨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시대쯤에 절도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나이든 나무와 자그마한 석불과 꽃무릇의 조화가 신비로운 풍경이다.

 

 

 

 

 

 

대웅전 뒷뜰에 한창 조성중인 천불전도 상사화가 호위를 하고있다.

 

 

이날 용천사는 그야말로 울긋불긋 꽃대궐이 차려졌다.

 

 

절의 우측으로 난 산책길로 접어드니 이곳에 본격적인 꽃잔치가 한창이다.

 

파아란 잡초들과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차라리 이 꽃은 잎사귀가 늦게 나오는 것이 더 복받은 것이라는 생각도 들게한다.

 

상사화를 가까이서 보니 유난히도 꽃술이 긴 것이 특징이다.

 

 

 

설명이 따로 필요없는 상사화,상사화..

 

 

 

공연장이 마련되어 있는데 기둥이 상사화의 꽃대궁으로 지붕을 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야산 골짜기는 우리꽃의 천국이다.

 

어릴적 가을이면 고향의 온 산천을 뒤덮었던 쑥부쟁이가 반갑다.

 

 

 

 

 

 

꽃구경으로 출출해진 배를 함평의 "함평천지 한우 프라자"라는 곳에서 우리 소고기로 채워본다.

그리고 우린 영광의 명물인 법성포의 굴비를 만나러 떠나본다.

 

이곳을 떠나는 객들에게 안녕을 고하는 선바위

 

법성포의 거리는 "굴비"라는 간판의 천국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양의 굴비가 이곳을 통해 국민들의 밥상에 오르는지..

우린 복잡한 거리는 벗어나 태공들이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곳으로 발길을 옮겨본다.

 

적이 나타나면 커다란 왼팔을 들어 위협을 가하는 게도있고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습이 개구리와 흡사한 짱뚱어가 살아있는 이 갯펄이 진정 살아있는 자연이다.

 

빈낚시도 마구 물어대는 망둥어를 낚아 올리는 태공을 보며 우리의 발길은 이미 변산반도를 향하고 있다.

 

함평이나 영광의 꽃무릇이 고창 선운사의 그것과 어떤 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겠으나

선운사 꽃무릇을 접하지 않은 상태로 본바로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하는 꽃임에 틀림이 없다.

저 꽃이 한두송이 외로이 있었던들 그저 좀 특이한 들꽃이 아니겠는가?

무리를 지어서 아름다운 꽃 상사화.

마치 빨간 스카프를 두른 수백의 고운 여학생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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