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성암 - 전라남도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 오산
이번 초등학교 동창 중 우리마을 친구들만 모이는 모임을 지리산 온천에서 한다기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구례 사성암이라는 암자였다.
사실 이 암자에 대해서 안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내가 자주 지나 다니던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으니 이곳에 대한 궁금함이 더욱 커지던 참이다.
모임이 시작되기 전에 이곳을 먼저 보고 참석하려고 한차로 내려간 다섯이서 구례로 달렸다.
17번 국도에서 구례로 나가야 하는데 날목을 놓치고 순천방향으로 달리다가 다음 날목으로 빠져 구례읍내를 거쳐 오산 가는 길을 찾았으니 20분 정도를 허비한 셈이다.
섬진강가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이곳 주민들이 운영하는 사성암행 마을버스(셔틀버스)를 1인당 왕복 3천원씩에 이용한다.
내려와서 생각해보니 어느 블로거의 말대로 '다녀와보면 요금 3천원이 아깝지 않음'을 알게됐다.
멀리서 보는 사성암은 갈색으로 물든 오산 꼭대기에 자리한 자그마한 암자이다.
사성암 주차장에 도착하여 위로 조금만 오르면 보이는 안내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찰을 제외하면 조성연대가 불확실한데 이곳 또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 흔적이라도 남아있어 복원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사성암이 아니었더라면 세인들의 뇌리속에 남아 있지도 않을 이 산에 산책로까지 조성하여 관람객을 모으는 지자체의 노력이 엿보인다.
사성암 가는 길은 깊은 가을이 물들고 있다.
아래에서 보면 그저 평범한 산인데 정상부에 이르니 기암절벽이 예사롭지 않은 산이다.
멀리서 보면 그저 평범하기 짝이없는 삼각형의 산이 정상부위는 온통 가암괴석의 전시장 같다.
사성암은 이 기암괴석과 잘 어울리는 한폭의 그림이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근에 지어져 기둥을 비롯한 주요 구조물이 시멘트 콘크리트라서 고색창연한 맛이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자연과 잘 어우러진 가람배치가 고맙게 느껴진다.
멋지게 찍어놓은 여러 진사님들을 따라 여러 각도로 찍어보지만 난 역시 아마추어이다.
계단을 오르기 전 좋은 말씀을 읽어본다.
바위난간에 기대어 지어진 대웅전으로 올라본다.
단풍이 절정일때 왔더라면 더욱 아름다웠을법 하다.
정성으로 소원을 담은 기왓장들.
원효스님이 선정에 들어 손톱으로 그렸다는 약사여래불이 건물에 가려 약간만 보인다.
대웅전 문앞에서는 정면으로 보이는데 사진촬영을 금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구례들녘이 한손에 잡힐 듯 하고 새로난 완주-광양간 고속도로가 나 여기 있노라 하며 교각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린다.
구비구비 들녘을 돌아 물길을 키운 섬진강이 구례 들녁을 휘감아 하류로 흘러드는 곳에 오산이 있다.
깍아지른 절벽에 매달려 아름답게 지어진 암자는 없으면 오히려 바위가 외로울 것 같다.
물이 귀한 이곳에서 감로수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절 왼쪽으로 난 계단길을 따라 귀목나무를 만나러 간다.
헌데 귀목나무라고 하여 어떤나무인가 자세히 봤더니
아무리 봐도 느티나무 아닌가?
헌데 왜 느티나무를 귀목나무라고 하는지..
또 다시 이어지는 계단길을 따라 소원바위라고 적혀진 곳으로 올라본다.
갖가지 사연들을 적어 걸어놓은 소원바위
온천에서 기다릴 일행을 생각하니 한가로이 소원을 빌 틈도 없다.
걸으면서 소원을 빌어볼 뿐..
도선굴이라는 팻말을 따라가본다.
산왕전이라는 자그마한 건물 왼쪽에 바위굴이 있는데 이곳을 도선굴이라고 한다.
도선국사께서 수도하시던 굴이라는데 그분은 전국 산천의 유명한 사찰마다 흔적을 남기신건가?
밖에서 본 도선굴 내부
도선굴의 천장
도선굴 기도처
오산 정상에서 본 구례들녁과 지리산 연릉
섬진강 건너 지리산 연릉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이제 거의 정상부이다.
여기가 오산 정상부임을 나타내는 표지석(해발530.8m)
강과 들과 산이 어우러진 들녘이 아름다워 자꾸만 담아둔다.
오산 정상부의 바위봉우리
정상부의 팔각정으로 만든 전망대
하산길에 들른 지장전
지장전
이제 점점 날이 어두워지고 있다.
귀목나무 아래서 바라보는 들녘에도 어둠이 깃들고
아름다운 사성암도 어둠속에 묻혀간다.
우리는 마지막 버스를 타고 산을 내려온다.
잠시의 여행으로 긴 행복을 맛보게 해 준 사성암이 고마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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