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남지
2013.7.20.토
작년 여름끝에 찾아간 궁남지에서 내리는 빗물이 꽃닢을 타고 흐르던 정취를 못잊어
이번에는 연꽃이 가장 만발한다는 7월 중순을 놓치지 않으려고 토요일의 새벽길을 달린다.
헌데 정림사지를 지나자마자 차량이 통제될 정도로 복잡함을 느끼며 혹시? 하는 마음으로
통제요원에게 물으니 오늘이 바로 연꽃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한다.
하지만 주변에 주차공안이 워낙 많은 곳이라 정체는 이내 풀리고 주차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뱃속부터 채우고 구경을 하자는 일행의 제안으로 연닢밥을
먹으로 가는데 축제의 가장 수혜자는 바로 이 연닢밥집이라는 것을 금새 알 수 있었다.
번호표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을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음식점.
우리는 운좋게도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어렵지 않게 자리를 잡았는데
만원에 먹는 연닢밥과 만원을 주면 네명이서 넉넉히 맛볼 수 있는 연막걸리가 여행의 행복을
더해준다.
연꽃을 통째로 띄워 나오는 막걸리의 은은한 연향에 조금 마시고 나머지는 남기기 아까워
어르신을 동반된한 옆자리 가족에 양보를 하고 나왔다.
장마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타오르는 칠월의 햇살은 연신 땀방울을 만들어 내지만
아름다운 연꽃에 넋을 잃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사이 양 팔은 농부의 색깔로 변하고 있다.
연꽃공원을 지나 궁남지에 이르니 포룡정 건너편에서는 노래자랑이 한창인데 너무 더워서인지
관객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장미처럼 강렬하지는 않지만 수수해서 더욱 아름다운 꽃.
뿌리부터 꽃닢까지 다 먹을 수 있다는 연은 불교와 함께 다져온 우리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꽃이다.
웬만한 소설이나 설화에 단골로 등장하며 절터나 궁궐터에서 발견되는 와당의 조각에서도 무수히
발견되는 것이 이 연꽃문양이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반기는 연꽃이 탐스럽다.
드넓은 연지를 빼곡히 채운 연꽃의 향연
원래의 연못은 이 궁남지인데 연못 가운데 있는 포룡정을 가보기로 한다.
저쪽 건너편에서는 어느 가수가 공연을 하고 있는지 노랫소리가 요란하다.
포룡정
연지 가에는 수차를 만들어 놓아 어린아이들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꽃잎을 떨군 연의 씨주머니는 샤워기를 연상케 한다.
이 씨주머니가 땅을 향하여 고개를 떨군 겨울 연못의 정취도 볼만한데 이 겨울을 기약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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