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이웃과의 안동여행-1

대청마루ㄷ 2005. 7. 30. 17:16
토요일 오후 3시에 출발한 일행은 저녁 8시가 가까워서야 안동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도로는 대개가 그렇지만 주말만 되면 주차장이 되기 일쑤여서 건강 해치지 않으려면 그저 세월이야 네월이야 황소걸음으로 가는게 최고라.

안동땅에 드물게 들어선 호텔은 그나마 탈춤축제를 보러온 외지인들로 인하여 며칠전부터 예약이 끝난상태였다.
"우리는 잠을자러 온게 아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아주 조그마한 여관에(그래도 장급이라고 쓰여있다..하하)짐을 풀었다.
그 지방 특유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원칙을 일차로 허물고 남자들은 삼겹살에 소주,여자와 아이들은 불고기에 된장찌개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세 가족 11명의 호구는 당장에 계산대에서 그 위력을 발휘하는데 음식값이 보통이 아니다.
어른여섯,아이들 다섯의 식사량을 다시금 놀라운 마음으로 점검.

소주한잔을 마신 우리는 안동거리를 방황하러 나오는데 아까 핸드폰으로 식당이름을 묻던 안동의 지우가 벌써 식당앞에 차를 세우고 대기를 하고 있다.
이런 고맙기도 하고,반갑기도 하고,미안하기까지 한 일이 있을까?

이미 10시가 넘어 행사가 끝난 탈춤공연장으로 차를 몰아간다.
행사는 이미 파했는데 먹거리 장터는 이제부터 시작이나보다.

우리가 구경을 하는 사이 그들 안동토밖이 부부는 돗자리를 펴고 그 유명한 안동 간고등어와 계명주,그리고 조껍데기술(발음조심할것)을 사다가 차리고는 식기전에 먹자고 난리다.

안동의 간고등어 이야기는 유홍준 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나왔던 글의 일부를 여기에 생각나는대로 인용함으로써 그 설명을 대신하고자 한다.

'안동사람들은 자부심과 고집이 보통이 아니어서 그들의 문화가 최고인줄 안다.
그들의 먹거리에 있어서도 그들만의 자부심과 고집을 엿볼수 있는데 바다가 먼 내륙지방에 자리한 안동에서 예로부터 싱싱한 생선을 맛본다는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천상 소금에 절인 생선이 그들의 밥상에 오를 수 밖에 없었는데 소금으로 간을 한 고등어가 그중의 대표적인 바닷고기였다.
가까운 영덕쪽에서 잡아올린 고등어를 소금에 적당히 절여 안동으로 운반을 했는데 그들 안동사람들은 그 고등어만큼 맛있는 생선이 없다고 우기는 것이다.'

실제로 먹어보니 그 맛이 보통이 아니다.
절인 생선도 자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맛을 가꾸어 나가는 그들만의 문화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70년대에 부산에서 먹어보던 '고갈비'의 그 삼삼하던 맛이 또 다시 삼삼해졌다.

조껍데기 술은 밭이 많은 경북지방에서 허기를 때우던 조를 도정을 하고 남은 껍데기로 담은 술인데 그 맛보다도 애매한 발음으로 인하여 성적 자극을 유발시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방법으로 호객을 해 대니 한병쯤 안먹을 수가 없는 막걸리 비슷한 술이었다.

12시가 넘어서야 끝난 우리의 술자리는 아이들을 숙소에 들여 보내고 안동 노래방 시설을 두시간 동안이나 점검하고 난뒤 마감 되었다.

안동에서의 첫밤은 그렇게 맺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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