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우중휴가 - 2

대청마루ㄷ 2005. 8. 25. 17:27
2002.7.23(화)
동행하신 노인네들의 비협조로 결국 그 설레임의 첫날을 방안에서 소주파티로 종지부를 찍고 일단 노래방비와 그외의 모든경비가 굳었다.
감자 한개까지도 집에서 가지고 왔으니 돈들일이 뭐 있겠나..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속초 거리는 을씨년스러움 이라기 보다는 청초함이라는 말을 붙여야 어울린다.
아니,최소한 장도를 달려온 객들에게는 이 말이 억울하지 않는다.
핸들을 북으로 꺾어본다.
일단 가는데까지 가보자.

지도책과 인터넷에서 익혔던 이름 "청간정"을 찾아본다.
다행히 빗발도 가늘어져 이제 우산을 쓰지 않아도 그리 거부감이 없다.
맑은 바람을 먹고 자란 싱싱한 조릿대가 울타리를 이룬 바닷가 절벽위에 단아한 모습의 2층짜리 정자가 서있다.
淸澗亭이라는 그 이름 석자가 말해주듯 참으로 깨끗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창건년대나 창건자가 누군지는 알 수 없으나 조선 중종때 군수 최청을 비롯한 역대 군수가 중수를 하였다고 적혀있다.
주위가 모두 바위로 된 절벽위에 세운 이 정자는 파도가 바위에 부딛혀 부서질때와 해와달이 솟을때의 정경이 아름다워 관동팔경중 하나로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의 글씨가 걸려있다.
청간정의 현판은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로 1953년 5월에 쓴 것이라 한다.

청간정의 선경에 넋을 잃다보니 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다시 북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우리나라 동해 북단을 밟아보자.
국방색 무늬의 육중한 시멘트 구조물을 보면 이곳이 전방에 가까운 곳이라는걸 직감케 하는데 바닷가로 향하니 이곳이 동해 최북단의 항구인 거진항이라 한다.
얼마전 서해 교전에서 침몰했다는 우리의 경비정과 똑같은 경비정들이 줄지어 서있는 거진항에는 군인들과 상인들과 뱃사람들이 섞여있는 곳이다.
비가와서 그런지 배들은 정박상태이고 이따끔씩 난전을 벌이고 있는 아주머니들의 해물도 그리 좋지않은 품질이다.
"예까지 왔는데 통일전망대를 보고 가야지요?"
"거기가면 시간을 많이 뺏길텐데?"
"그럼 남쪽으로 내려 갑시다."

다시 속초로 향하고 이내 동명항으로 들어선다.
동해에 왔으니 오징어나 실컷 먹고가자.
오징어에 모듬회를 시켜놓고 오징어 써는 모습을 보니 기계가 썰어준다.
어쩐지 칼질하는 속도가 빠르다 했더니 이것까지 기계화가 된 것이다.
삼국시대 세 화랑의 전설이 얽힌 영랑호와 이름만 호수인 청초호의 깨끗하지 못한 모습을 훔쳐보며 시내를 지나 대포항을 스쳐간다.
물치 바다에 몰려드는 파도와 거세지는 빗발을 보는 아이들의 한숨소리..
강릉으로 가자.
강릉에 가면 너희들이 진짜 좋아할 것이 있단다.

경포호를 돌아 한참을 달리자 참소리에디슨 박물관을 알리는 팻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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