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일기장

많이도 돌아 다닌다구요?

대청마루ㄷ 2006. 1. 3. 16:52

제 블로그를 보신 분들은 '참 많이도 돌아 다니시네요.' 라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뜯어보면 제가 많이 돌아 다니는 것이 아니라 발자국 닿은 곳마다

사진으로 담아와 이곳에 쌓아 둔다는 표현이 맞을겁니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꿈도 못 꿀 일이지요.

그 많은 사진들을 찍으려면 필름값에, 현상료와 인화료와 또 그 많은 사진을 담아둘

앨범 또한 얼마나 비싸고 그 앨범을 쌓아 둘 공간도 만만치 않겠지요?

사실 전에 찍어뒀던 사진들은 제 자리를 찾지도 못하고 라면박스 한가득

묵은 부고장처럼 바래지고 있답니다.

 

제가 올린 사진들 그 사진을 찍은 위치를 보면 거의가 저 사는 동네에서 한시간

안팎의 거리에 있는 풍경들이죠.

 

고색창연한 북경이나 로마의 풍경은 어디서건 접할 수 있지만 우리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상의 풍경들은 누군가가 이렇게 올려주지 않으면 영원히 못 볼수도 있답니다.

요즘처럼 돈에 눈이 뒤집혀 굴삭기로 파 헤치고 뚫고 없애 버리는 시대에는

어제 동산이 있던 자리에 눈을 떠보면 아파트 숲이 뒤덮고 있을수도 있거든요..

 

우리가 이곳에 모아둔 하찮은 풍경들이 언젠가 세월이 흘러 추억의 앨범으로

소중한 문화유산처럼 빛이 날지도 모를 일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봤답니다.

이제부터 내가 사는 아파트 베란다로 보이는 풍경을 철이 바뀔 때마다 찍어보자.

분명 오늘의 풍경이 어제의 풍경이 아님을 느끼면서도 이곳에서

몇년을 살면서도 그 생각을 못했던 것에 대해 후회도 됩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어두워서 어렵겠지만 휴일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이제 그 일부터 실천에 옮겨보려 합니다.

저의 사진기는 그야말로 싸구려 디카입니다.

특별히 사진기술을 배우지도 못했구요.

그러기 때문에 --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겁없이 찍어서 부끄러운줄 모르고

그냥 올릴 뿐이죠..

 

저요..

무쟈게 싸돌아 다니는거 아닙니다.

무쟈게 찍어댈 뿐이죠..

이런 대청마루..그래도 귀엽지 않나요?

 

 

▲ 지난 해 여름 지리산에서 찍은 천년송의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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