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사진들

매향리에서 궁평항까지 - 화옹방조제

대청마루ㄷ 2007. 12. 5. 16:12

언젠가 화옹 방조제의 여름 풍경을 소개한 적이 있다.

예전에는 조암 선창이라는 포구가 있어서 수도권의  회 메니아들이 아쉬운대로 자주 찾던 곳인데 포구에서 보면 아득히 먼 바다쪽에 조수를 막아 이제는 그곳도 바다가 없는 선창이 되어버렸다.

 한 때 활기찬 어촌의 풍경을 구가하던 선창에서 한참이나 바닷쪽으로 나간 그곳에 난 포장도로를 따라 바다와 육지가 분리된 곳을 자동차로 달려본다.

바닷물이 물러간 자리를 점령한 갈대들도 가을이 지나 겨울이 물들었다.

 

 

 바다였던 그곳에 인간의 영역을 확보하기 위한 손길을 끊임이없어 아마도 이 길은 경작을 위한 농로로 바뀔 것이다.

 

 매향리와 궁평리를 일직선으로 이어놓은 7.3Km의 포장도로가 지평선을 이룬다.

바닷물을 갈라놓은 방조제 위에 난 도로의 우측은 육지라 이름하고, 좌측은 바다라 이름하였다.

 

 육지라 이름하여진 곳의 깊은 곳에 담수호를 만들었으니 화성호라 한다.

 

 바다라 이름하여진 곳은 아직도 경기만의 푸른 물결이 겨울 햇살에 차가운 물비늘이 일고있다.

 본디 바지락이랑 뻘게랑 그밖의 수많은 바다 생물의 영역이었던 이곳을 ..

수수만년 그렇게 평화로이 공존했던 이곳을 사람들은 제멋대로 선을 그어놓고 제 영역이라고 우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달리다 보니 어느새 반듯하게 정리가 된 궁평항이 손짓을 한다.

이곳은 궁평항에서 바닷쪽으로 내밀어 만든 방파제의 끝이다.

바닷바람을 마시자고 갯가에 서니 날 선 바람이 나약한 인간의 등을 떠민다.

 당진땅을 건너다 보려니 시린 겨울 햇살이 바다로 쏟아지고 있다.

 

 이느새 회센타로 이름을 날리게 된 궁평항 회센타가 나란히 선 앞으로 고깃배들이 줄을 서있다.

인간의 힘은 참 무서운 것이다.

매운 바닷바람과 그리 맑지 못한 서해바다의 물살만이 드나들던 이곳이 고깃배에 유람선까지 드나드는 항구로 변해 버렸으니..

 

 저 건너 궁평리 해송숲이 무색하게 되어버린 역사의 흐름앞에 경제원리를 파악하지 못한 서생은 아연할 수 밖에..

 

 한사코 그들의 영역이었던 곳으로 흐르려는 바닷물과 육지쪽의 담수와의 만남을 통제하는 배수갑문.

 

 저 멀리 둑방의 끝이 어림되는 곳에 두고온 매향리가 아스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