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이 울리면 무섭다는 생각보다 탄피를 주워다 돈으로 바꿀 생각이 먼저 들어서 포탄 떨어진 곳으로 마구 달렸답니다."
마을 이장인 매향 3리 이장인 김만홍씨의 회상이다.
어려서부터 포성을 들으며 살아온 세월에 감각이 무뎌진 것이다.
이제 숨소리 같던 포성도 멎고 폭격기 소리도 더이상 들리지 않는 그 곳.
하지만 토지의 이용문제에 관해 정부와 주민들 간. 그리고 주민들 간에도 각각의 생각이 달라 아직 이곳 토지는 그때 그대로 멈춰있다.
주민들은 일부 모아진 탄피를 주워다가 임시로 정해진 기념관 앞에 쌓아두고 상징적인 영역표시를 해두었다. 잊혀질 역사를 붙들어 둘 안간힘처럼..
이제는 더이상 명소가 아닌 매향리 바닷가를 가자면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을 지나갈 때쯤 언덕길 왼쪽으로 고철로 만든 상징물 옆에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나란히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고개를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포탄의 탄피와 몇가지 조형물을 설치해 둔 임시기념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기념관 건물 옥상으로 다소 위험한 임시 철계단을 밟고 올라보면 평화로운 들판을 볼 수 있다.
겨울이 들고있는 매향리 들판에는 매서운 칼바람만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주민들은 미군이 떠난 이 들판을 어떻게 이용할지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주민 각자의 바람대로 하자면 뜻이 모아질리 만무하지만 꺽지가 떠나버린 어항속의 금붕어처럼 다소 무기력해 보이는 이 들판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 들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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