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이라는 명칭으로만 보면 북한에 있는 명산이 생각나겠지만 수원과 화성의 경계에 있는 칠보산은 해발 238m의 야트막한 산이다. 하지만 산의 규모에 비해 수원과 화성의 시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산이 귀한 경기 남부의 지역성 특징도 있겠지만 칠보산이라는 이름에서 오는 신비감 또한 무시 못할 매력이리라.
칠보산 산행은 보통 수원시 금곡동에 있는 옛이름 자목리라는 마을에서부터 시작된다.
용화사라는 절을 가리키는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최근에 지은 멧돌 화장실을 지나게 되고 용화사 아래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향을 시작하게 된다.
이 절은 몇년전만 해도 찾는이가 거의 없을정도로 한산하고 작은 규모였는데 수도권 인구의 밀집 현상과 등산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덩달아 호황을 누리는 사찰이 되었다.
산행은 왼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르게 되는데 처음부터 정상까지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등줄기에 후끈함이 느껴질 즈음 눈앞이 훤하게 트이는 능선에 올라서면 왼쪽 능선에 군부대 통신소의 철탑이 보이고 오른쪽 능선으로는 전망대가 보인다.
앞으로는 넓다랗게 평쳐진 들판이 보이는데 화성시 매송면과 봉답읍 일대의 평야지대이다.
정상부에는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서 있으며 이 능선이 수원과 화성을 가르는 경계임을 나타내는 표지판이 서 있다.
전망대에서 남쪽으로 보이는 능선에는 군부대 통신소가 자리하고 있고 철조망 옆으로 남쪽 등산로가 이어진다. 저 앞의 등산로를 따라 능선을 넘으면 또 하나의 전망대가 나타난다.
오늘 내가 갈 방향은 그와 반대방향인 잠종장쪽 능선이다.
전망대에서 본 동쪽의 풍경이다.
금곡,호매실 일대의 넓은 들판 저너머 수원의 팔달산을 둘러싼 시가지와 광교산까지 조망된다.
눈을 좀 더 북쪽으로 돌려보면 칠보산에 바짝 기대어 지은 LG빌리지와 저 너머 의왕시와 수리산까지 조망되는데 오늘은 박무 때문에 그리 시원치 않은 시야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북쪽 능선을 따라가면 이곳이 진짜 정상부인듯한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운동기구와 휴식을 할 수 있는 벤취 등이 설치되어있고 한켠에는 칠보산의 유래가 적혀있다.
하지만 일곱가지 보물이라고 적혀있는 저 명칭들이 나를 혼란케 한다. 도무지 무엇을 이름인지..
혹시 저 안내문판을 제작한 수원시에서는 저 내용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나 적었을까?
그저 리기다 소나무가 줄지어 있는 산길을 따라 걸음을 재촉해본다.
능선의 서쪽으로는 화성시 매송과 비봉면의 야트막한 산릉과 들판이 펼쳐지는데 날씨가 맑을때는 서해안까지 육안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사방 백리를 조망할 수 있다는 칠보 어르신들의 말씀이 입증되는 셈이니 이보다 훨씬 높은 광교산보다도 조망이 좋은 편이다.
앞쪽에 보이는 저수지는 어천저수지이고, 저수지를 가로질러 곧게 뻗은 고속철도가 선명하다.
등산로 중간에는 간단한 운동시설까지 갖추어 놓아 시민들의 건강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후 산행은 가는데까지 가다가 되돌아 오는 코스이다.
칠보산 산행은 왕복을 해도 3시간 정도의 약식산행 코스이다.
하기에 이 산은 가벼운 산책을 하려는 사람들이나 가족단위의 산객들이 주로 찾는다.
어제와 오늘 연속으로 이 산을 올라 천천히 걸으며 지난해를 되돌아 보고, 이제 또 다시 음력으로 열리는 무자년 새해의 새로운 각오를 다져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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