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8.12.9(내 생일날)
코스 : 용머리마을-종루봉-시루봉-토끼재-버스종점
사실 요즘엔 생일이라고 해도 남들 다 일하는 평일에 받은 휴가라서
어울릴 친구도 없고 마땅히 시간을 보낼만한 꺼리도 없다.
하여 혼자서 배낭매고 아무곳이나 떠나볼까 하던참에 야근을 마치고 귀가하던
친한 아우에게서 전화가 오길래 다짜고짜로 산에나 가자고 했다.
항상 웃는 얼굴인 그와 광교산을 향해 떠나본다.
용머리 마을에 들어서니 태어난지 얼마 안된듯한 아기소가 반긴다.
잠시 아우를 모델로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아무곳이나 핥아대는 것이 역시 아가들은 아무것이나
빨아먹는다는 것.
이 코스는 산행하는 내내 낙엽과의 동행이다.
인적이 드문 산길에서 낙엽을 밟으며 호젓한 산행을 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복이다.
이번에도 한적한 낙엽의 길로 들어서서 창성사지 옛 절터를 둘러볼참이다.
절터의 상징처럼 서있는 노송앞에서 아우를 불러세워 기념사진을 찍어둔다.
아직 덜 걷힌 안개속에 잠겨있는 도시는 모든것이 가려져 평화로운 풍경이다.
작은 도란거림과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속삭임이 정다운 길이다.
한바탕의 깔끄막 오름짓을 하고나니 저쪽에 형제봉의 두 봉우리가 정답게 서있다.
우리가 오를 첫번째 봉우리인 종루봉을 향한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산비탈을 힘들여 오르면 항상 반기는 종루봉의 정자.
누군가 이 산의 분위기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싯귀를 양각하여 놓은 편액이 평화를 준다.
산중의 좋은 친구는 숲속의 새요, 세상의 가장 맑은 소리는 돌위를 흐르는 물소리라.
저아래 소류지가 겨울햇살에 빛을 발하고
광교산의 상봉인 시루봉에 오르니 그동안 정상석이 바뀌어 있다.
헌데 전에있던 정상석과 비교를 해도 별로 좋다는 생각이 안드네..
버스종점이 있는 광교산 주 등산로 입구는 깔끔하게 정리된 하나의 정원처럼 보인다.
조경때문인지 전에없던 보리밭도 조성되어 있다.
사방댐의 바위섬에는 전에 안보이던 동전들이 수북하다.
누군가가 장난으로 던진것을 여러사람이 따라한 모양이다.
지압길이 나란히 하는 등산로 초입에서 본 광교산은 푸근한 어머니의 품이다.
2008년 12월 9일(음력 11월 12일)의 하루는 건강을 다지는 생일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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