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다고 주말 나절을 낮잠으로 소일하기엔 봄꽃의 부름이 너무 강렬하다.
마땅히 부를 친구도 없고, 이제와서 동행이 나서 준다고 해도 그를 기다리느니 보다 카메라 둘러메고 그냥 나서는 편이 여러모로 편하지..
목적지를 따로 정하지 않고 나선 여행길도 나름대로의 자유로움이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자니 기름값을 무시할 수 없기에 송악 나들목에서 방향을 오른쪽으로 잡아본다.
전에 지나치면서 봤던 삽교호 관광지의 벚꽃이 온전히 피어 있을까?
뒷걸음으로 뭐 잡는다고 그냥 와 본 곳 치고는 괜찮은 그림이다.
하지만 바닷가의 봄바람이 하도 드세어서인지 나그네들은 찻속에서 나올 엄두를 못낸다.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이 풍성한 왕벚꽃을 즐기는 이들이 더 많았을터인데..
삽교방조제를 건너 아담한 쉽터에 차를 멈춘다.
이곳에도 인적이 끊겨있다.
역시 봄바람의 텃세가 보통이 아니다.
아산시에서 만든 삽교호 건설탑
쉽터에서 본 인주 들녘.
이 농토가 삽교방조제를 막아서 만들어진 '바다가 육지라면'의 현실화.
사람이 떠난 쉼터의 황량함을 뒤로하고 가던길로 달려본다.
이곳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숙소 단지내 도로인데 이곳 분들은 따로 벚꽃을 찾아가지 않아도 될만큼 훌륭한 자원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서 얼마간 더가면 내가 자주 찾아가는 공세리 성지이다.
공세리 성지에 도착하니 완전히 만개를 한 벚꽃닢이 세찬 봄바람의 괴롭힘을 견디고 있다.
천주교 수난의 역사보다 꽃동산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은 풍경을 즐기려는
많은 이들이 꽃길을 걷고있다.
이번주가 지나면 이 풍성한 꽃닢도 많이 떨어지겠다.
꽃닢이 지기 전에 카메라에 담아 두려는 이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누군가 동행이 있었다면 좋은 모델리 되어 주었을텐데..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꽃닢이 아깝지만 이것도 다 자연의 법칙임에..
두 손을 마주잡고 성모상을 향해가는 아름다운 이들
고풍스런 성당과 잘 어우러 지는 벛꽃을 보면서 자연을 생각한다.
수백년 풍상을 겪어온 느티나무는 그 뿌리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이 성당은 꽃닢을 다 떨궈버린 겨울날에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다.
말라죽에 몸통이 잘려나갔지만 희망을 잃지않고 새생명을 잉태한 저 위대함.
성당에서 바라본 아산 방조에 일대
공세리성지는 내가 자주 찾는 곳이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은곳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좋고, 주변에 먹거리 또한 풍성한 곳이어서 천주교와 상관없는 이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주변의 먹거리로는 같은 인주면에 위치한 민물장어촌과 신평의 우렁쌉밤촌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 벚꽃을 담으러 내일은 공세리 성지로 떠나봄이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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