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고향가는 길, 순창 강천산에서(2011.3.26)

대청마루ㄷ 2011. 3. 28. 10:15

내고향 남원을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익산쯤에서 장수방향으로 새로 난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보면 그보다 더 최근에 건설된 고속도로가 있다.

전주에서 광양까지 난 새로운 고속도로.

오늘은 그 도로를 달려 고향엘 가보려 한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부모님의 기일이 있어 제사도 모시고, 매화와 산수유가 교대를 하는 시기와 맞물려 여행을 겸한 고향길이 기대되는 시기이다.

하지만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의 기세와 가뜩이나 길어진 꽃샘추위의 여파로 올해에는 꽃구경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하여 전주나 정읍에서 옛길을 따라 꽃구경을 하면서 가려던 계획을 돌려 새로 난 고속도로를 달려 가보기로 했다.

전주에서 광양으로 난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순식간에 눈앞을 스쳐 사라져 가는 산하가 안타까워 임실에서 내려 국도를 달려본다.

누님과 형님과의 동행이라 내맘대로 경로를 잡을 수 없는 형편이지만 워낙에 여행을 좋아하시는 성격들이라 다들 좋아하신다.

 

임실에서 강진과 덕치를 거쳐 순창쪽으로 내려가다가 회문산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들어가본다.

이곳은 초행길인데 옥정호에서 한숨을 돌린 섬진강의 원류가 덕치를 지나면서 천담마을 쪽으로 좌회전을 할 무렵 만나게 되는 지류와 만나게 되는데 그 지류를 만들어내는 계곡이었다.

천담과 구담을 거쳐 장구목으로 흘러가는 섬진강의 바위들과 모양이 흡사한 특이한 바위들이 지천으로 널린 계곡이었다.

순창고추장의 시원지라고 쓰인 이정표를 따라서 오르는데 회문산 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야 있는 모양이다.

헌데 입장료를 내야 한다고 하자 누님과 형님이 차라리 강천산으로 가자고 한다.

구림고원을 지나 강천산에 순식간에 도착한다.

초봄 꽃샘추위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대는데 산객들의 웃음소리를 벌써 봄의 중턱에 와 있다.

 

 

 <회문산휴양림에서 구림으로 가는 길가에 있는 바위>

 

 <그 바위 아래로 흐르는 냇가에 흐드러진 버들가지에도 봄의 햇살이 녹아든다.>

 

<길가 어느 마을의 정자나무가 늠름하게 수백번째의 봄을 맞고있다.>

 

<강천계곡에 들어서면 맨 먼저 나그네를 맞는 인공폭포, 전기가 끊기면 폭포의 기능이 없어지지만 이미 명물이 되어있다.>

 

<길가의 돌위에서 한가로이 포즈를 취해주던 다람쥐가 한무리의 상춘갱이 다가오자 황급히 몸을 피한다.>

 

<찾는이에게 추억을 적게하는 낙서판이 이 고장의 센스를 대변한다.>

 

<강천계곡의 매력은 이 맑은 계곡물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내내 이 맑은 물과의 동행이다.>

 

 

<여기에 단풍옷을 입히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강천산의 가을이 벌써 그려진다.>

 

<이곳은 또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대나무가 도열한 산책로를 걷다보면 그들이 속삭이는 봄의 대화를 들을 수 있다. 사그락~~사그락~~>

 

 

 

<높은 바위절벽에 물을 끌어올려 만든 구장군 폭포. 옛사람들의 신화는 이야기였지만 현대인들의 신화는 행동이다.>

 

 

 

<저 편 바위굴에는 또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강천산 최고의 명물인 현수교이다.>

 

 

<복쪽의 왕자봉과 남쪽의 신선봉을 이어주는 이 다리는 오십미터의 아찔한 공중위에 떠 있어 수많은 이에게 추억을 제공해 준다.>

 

 

강천산의 유명세에 힘입어 강천사도 요즘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있다.

이십년 전에 이곳을 찾았을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중창불사에 여념이 없는 이 사찰이 몸집을 키우는 만큼 중생 제도에 힘을 써주시길 바라본다.

 

전에는 산행 위주로만 갔었는데 이번에 산책을 해보니 주차장에서 부터 산책로의 끝인 저주지까지의 거리가 2.5Km 정도로 적당한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거기에 현수교를 걷는 묘미를 곁들인다면 잠시의 산책으로 아찔한 추억을 담애오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곳이다.

편리한 고속도로를 달려 얻어진 여분의 시간을 강천산 산책으로 활용한 이번 고향행도 행복의 여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