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6.5
홍도에서 약 40분 동안 바닷길을 달려 흑산항에 도착했다.
흑산이라는 지명은 수림과 어우러진 섬의 색깔이 검은색이라 붙여졌다고 하는데
玄山 또는 玆山이라고도 한다고 한다.[현]이나 [자]또한 검다는 뜻이니 뜻은 같지만
부르는 어감이 흑산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라고 한다.
흑산항에 도착하니 웬만한 육지의 포구보다도 더 크고 붐비는 느낌이다.
하긴 배 한척에서 내리는 인원이 수백명인데 하루에 몇척씩이 오고가니 그럴 수 밖에..
거기다 서해 어업의 전초기지라 수많은 어선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흑산항은 섬의 왼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을 흑산도 여행의 처음과 끝이라고 봐야 한다.
모든 여객선,유람선, 그리고 관광버스들의 터미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배에서 내려 왼쪽으로 3분쯤 거리에 있는 숙소에 짐을 풀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여관의 1층 옆에 "홍어"라는 간판만 붙어있는
자그마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권하는 홍어국을 먹어보니 내 입맛에는 해장국으로 더 할 나위가 없다.
주인아저씨가 하도 오십대 전반으로 보인다는 동료의 말에 육십은 되어 보인다는 내 의견.
결국 직접 물어보니 육십이라고 하신다. 건강하면 나이도 덜 들어 보인다는..
유람선을 타고 바다유람을 하기에도, 관광버스를 타고 육지관광을 하기에도 짙게깔린 안개 때문에
결국 포기를 하고 마을 뒷쪽으로 난 길을 걸어본다.
마을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담장들과 옛 집들, 홍도에서는 구경하기도 힘든 규모의 밭과
이 지방만의 특산 식물들.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후박나무와 동백나무가 어우러진 수림들을 보면서 바닷가를 걷는다.
섬마을의 이곳 저곳을 거닐며 오후를 보내다가 저녁 또한 점심을 먹었던 집에서 해결 하기로 했다.
저녁은 싱싱한 홍어회와 회무침.
이제까지 먹어본 홍어 중 가장 싱싱한 홍어회를 맛보았다.
홍어는 운반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삭은 홍어를 먹는 과정에서 삭힌 홍어가 보급되었는데
회로 먹을때는 싱싱한 홍어가 그중 제일 아니겠냐는 주인 아저씨의 말에 동감한다.
흑산도 관광은 육로 관광으로 정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일행이 화투놀이를 하는 사이 피로가 몰려와 스르르 잠에 빠져버렸다.
아침 일찍 잠을 깨니 모두들 잠에 빠져있다.
아침시간이 아까워 홍도중학교 쪽으로 난 바닷길을 걸어본다.
이곳도 개발의 손길이 분주해 여기저기 파헤쳐 놓은 흔적이 보기 안좋다.
바닷가 높은곳에 그럴듯한 건물이 있는데 그곳에 홍도의 유일한 호텔인 홍도비치호텔이라고 한다.
부지런한 갈매기의 날개짓에 홍도항이 깨어나고 있다.
하늘은 여전히 안개에 덮혀있어 오늘의 일정도 불투명한 형편이다.
마을 안길을 둘러보며 숙소에 도착을 하니 일행 모두가 깨어 있다.
아침은 다른 집에서 먹어 보자는 의견에 그러자고 나섰는데 이곳저곳 기웃거린 끝에 한집에 들어 갔는데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는 진리를 깨우쳐 버린..
홍도를 일주하는 관광버스에 올랐다.
다른 단체와 합석을 하는 버스인데 안개네 묻혀 도무지 보이재 않는 풍경을 버스 기사님의 재미나는
설명에 의지하여 관광하는 것이다.
험한 산중에 길을 내다보니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라는데 도무지 보이질 않으니 안개가 보호막인 셈이다.
이미자의 흑산도아가씨가 구슬프게 흘러나오는 노래비가 고갯마루에 있어 이곳이 휴게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나마 이런 관광도로마져 없었다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무엇을 선사할 수 있었을까?
차는 온통 고개와 낭떠러지로 이루어진 험로를 돌고돌아 두어시간 남짓 구경을 시킨 후에 처음 그곳으로 돌아왔다.
버스비는 1인당 1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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