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 여행기록

봄비 머금은 담양 죽녹원을 걷다.(2012.3.16)

대청마루ㄷ 2012. 3. 18. 17:45

해마다 이맘때면 섬진강을 찾았다.

합동제사를 봄으로 정한 이후로 고향을 찾는 봄이면 부지런하게 봄을 알리는 매화와 그에 잇따라 줄을 잇는 산수유가 장관인 계절.

그 바통잇기의 중간에 이 두가지 절경을 즐기기에 딱 좋았었는데 올해에는 음력이 앞서가는 바람에 매화도,산수유도 미동을 않고 있다.

하여 이번에는 담양의 대나부 밭이나 보고 오려는데 봄비가 자꾸만 발길을 붙든다.

그래도 한번 나선 길인데 대나무 몇그루라고 보고, 그 유명한 담양의 맛이라는 떡갈비로 먹어보자고 조카들과 길을 나서본다.

 

 죽녹원은 도시속에 있는 대나무 공원이라는 말이 맞겠다.

전에도 이곳을 지나면서 동산에 대나무가 하도 많길래 신기해했었는데 이곳이 그 유명한 죽녹원이라는 사실을 이제사 알게 되었다.

 

 

이 공원의 팻말에는 온통 나가는 길만 표시돠어 있다. 길이 많아서 햇갈리는 방문객을 위한 배려인지..

 

우리가 돌아보는 사이 봄비는 점점 굵기를 더하여 카메라 렌즈가 엉망이다.

 

 기둥으로 써도 충분할 대나무들이 열병을 하듯 객을 맞는다.

 

 이곳,저곳 돌다보니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많고, 여학생들만 온 팀도 간혹 눈에띈다.

 

 

 

 참 대단한 기록정신을 가진 대한국인들

 

 이제는 펜으로 쓰는 낙서로는 성치 차지않아 칼로 음각을 해놓는 만행까지..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빠졌다고 하여 이승기 연못이라는 별칭을 얻은 연못

-뒤에 보이는 건물은 숲과 못이 어우러진 풍경이 제일이라는 명옥헌원림의 명옥헌을 재현해놓은 건물

 

 1박2일 팀이 촬영을 했던 건물에 걸려있는 시 "그러려니 사소서"

 

 순전히 대나무로만 만든 쉼터의 정자

 

대나무는 그 쓰임새가 무궁무진한 보물과 같은 나무이다.

어릴적 농촌에서 자란 나는 농기구의 태반이 대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던 사실을 기억한다.

낙엽을 긁어 모으는 갈퀴,알곡을 타작하는 도리깨,곡식과 나물을 말릴때 바닥에 까는 멍석,삿갓,담뱃대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물건들이 대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다.

이 대나무는 차가운 성질이 있어서 특히 여름에 쓰는 생활도구들과 친하다.

베개,돗자리,죽부인 등이 그것이다.비만 내리지 않았으면 좀 더 많은 것들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면이 없지않다.

하지만 항상 다음이라는 희망적인 단어가 있기에 이번 우중관람으로도 만족하려 한다.

담양에서 만들었다는 대나무 광주리와 바구니를 산더미 만큼 짋어지고 소리를 지르며 골목을 누비던 아저씨들을 기억하며..

 

 

아래는 공원내에 있는 전시장에서 찍은 대나무로 만든 컵들과 오가는 길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