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혼자서 해야 제맛이 난다는 말이 있지만 좋은이들과의 여행을 위해
나의 자유시간을 조금만 희생한다면 그 희생을 좋은 대화로 보상받을 수 있다.
이번 여행은 갑자기 얻어진 무주리조트 숙박권에서 비롯 되었다.
동행인들의 사정에 의해 일박이일로 단축된 여행이었지만
역마살이 낀 내 운명에 기꺼이 동행해주신 그들과의 아름다운 여정이었기에
기록으로 남겨둔다.
간신히 남아있던 열매마저 털어버려 앙상한 뼈대만이 삭풍을 옴몸으로 견디는
천년 노목이 그리워 다시 찾아 보았다.
천연기념물인 금산 행정리의 은행나무 아래서 세월을 감상하는 일행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모서리를 다듬어 둥글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나이 든 형님들이기에 모든 일정을 내게 맡기고 여유로움으로 동행해주신 이들께 감사한다.
금산휴게소의 박쥐란이다. 신기한 모습이기에 카메라에 담아본다.
금산휴게소에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급하는 구세군과 아이들의 손을 빌어
성금을 내는 엄마의 모습.
혹한에 고생하는 이들의 고생을 생각하며 그들의 선행에 나도 지폐 한장으로 동참하였다.
리조트 가는 길 그냥 가기가 아쉬워 안국사로 향하던 길에있는 양수발전소인 무주호의 맑은 물이다.
하늘을 뒤덮은 구름사이로 고개를 내민 태양과 눈덮힌 설산이 마치 달이 뜬 풍경을 연충 하는데
이렇게밖에 담지 못함이 아쉽다.
이 댐은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기인 문민정부때 건설되었다 한다.
이 호수의 물이 청정수라는 것은 이 경고문판만으로도 증명이 된다.
참으로 맑은 이 호수의 물과 잘 어우러진 산세를 감삼하고
안국사를 향해 산길을 올랐는데 차량통행을 금하고 있다.
시간도 어중간해서 도보로 올라 구경을 하기에는 무리이고
입장료 또한 만만치가 않다.
일인당 3200원의 입장료이니 여섯명이면..
결국 안국사 관람은 포기하고 숙소인 무주리조트를 향해 발길을 옮긴다.
리조트를 향해 가는 길.
무주호 상류에 운치있는 느티나무가 서 있었다.
수령이 520년이라는 이 나무는 맑은물을 바라보고 있고, 그 나무 아래에는 평상과 여러개의
벤취가 놓여있어 여름철에는 나그네의 곤한 발길을 쉬어가기에 한 몫 톡톡히 할 것 같다.
사람이 떠나버려 황량한 풍경의 겨울이지만 이 벤취에 발길 멈추는 계절이 오면
가히 목가적일 풍경이다.
이 표석의 내용 중 수령:520년이라는 글을 보면서 웃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날들을 520년이라고 우기며 이곳을 지킬까?
차라리 이 나무가 몇년도 쯤에 심어진 나무라는게 맞지 않을까?
이 나무가 있는 마을의 정경이다.